▶ 풍물패 한판, 창립 20주년…전통문화지킴이 역할 톡톡

풍물패 한판의 연례풍물캠프에서 19일 참가자들이 태평소를 배우고 있다.
지역사회에 우리의 신명나는 전통가락을 활발히 알려온 풍물패 한판(회장 크리스티나 이)이 창립 20주년을 맞이했다.
주로 꽹과리, 북, 장구, 징 등 전통악기로 사물놀이와 길놀이를 펼쳐 우리 가락의 멋과 흥을 전해온 한판은 순수 동호인 단체여서 20주년의 의미가 더욱 크다.
전문인 없이 아마추어들끼리 전통문화단체를 20년간 유지해온 것은 미 전역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다. 강산이 두 번 바뀌는 오랜 기간 동안 한 번도 시들지 않았고, 지금도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한판은 지난 1997년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지금은 사라진 겨레사랑청년모임이라는 단체가 실시한 풍물강습이 모태가 됐다. 강습을 마친 수련생들이 3월 28, 29일 수련회를 갖고, 볼티모어풍물패를 결성했다. 2001년 풍물패 한판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매년 무료풍물강습과 여름 풍물캠프를 통해 우리문화를 보급하고 있고, 코리안 페스티벌을 비롯 지역사회 각종 행사는 물론 한국학교, 일반 학교 등지에서의 공연을 통해 우리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또 매년 정월 지신밟기를 펼쳐 한국의 세시풍속도 재현하고 있다.
2002년 미주에서 최초로 고교 정식클럽으로 풍물클럽 산울림을 마운트헤브론고교에 창단했고, 2003년에는 볼티모어 이너하버에서 미 동부지역 풍물패들을 모아 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 연합공연을 개최하기도 했다. 또 2010년에는 볼티모어한인천주교회의 풍물패 엔젤 창단을 도왔다.
한판 창립회원인 박기웅 2대 회장은 “한판의 생명력은 우리문화의 힘이자 한인사회의 성원 덕분”이라고 말했다. 세대간 구분이 확연한 다른 한인 모임이나 단체와 달리 남녀노소가 고루 섞여 있지만 우리 가락의 신명과 민족문화 계승이라는 자부심이 모임을 유지하게 한다는 것.
또 한인들이 창립 초기부터 지역에 처음 생긴 풍물패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꾸준히 후원해줬기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고 한다. 초기에는 악기도, 공연복도 없이 시작해 공연 요청이 올 때마다 버지니아까지 가서 빌려서 공연을 해야 했다. 한판의 활동이 알려지자 한 보험회사에서 ‘커뮤니티 영웅’ 칭호와 함께 거액을 지원하기도 했다.
한판은 사물놀이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기량을 갖추려 노력했다. 한국과 미국의 전문 국악인들을 매년 초청 길놀이, 강강수월래, 사자춤, 버나돌리기, 상모 돌리기, 12발 상모 놀이, 북춤, 난타 등을 지역사회에 선보였고, 사물놀이도 영남가락, 웃다리가락, 설장구에 삼도가락까지 익혔다.
한판은 지난 20년간 꾸준히 20-30명의 회원을 유지하고 있다. 이제 청소년들이 주축이 되면서 풍물이 청소년 프로그램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학부모들의 열성적 지원도 한판의 역사에 한 몫을 하고 있다.
크리스티나 이 회장은 “그동안 풍물패를 거쳐간 인원도 수백명에 달해 미주에서 한인 인구 대비 풍물 경험자가 가장 많을 것”이라며 “중학생 이상에게만 참가 자격을 주기에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 대기하는 경우도 여럿”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판은 올해도 풍물캠프를 열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시작된 캠프는 23일까지 계속된다. 올해는 윤현호(한국 중요무형문화재 제7호인 고성오광대탈춤 이수자), 남장우(UCLA 졸업, 필봉 농악 및 고성 오광대 탈춤 전수자) 씨를 강사로 사물놀이, 상모 돌리기, 12발 상모, 태평소, 버나 돌리기, 사자춤, 취타 등을 배운다.
특히 20주년을 맞아 22일(금) 오후 6시 엘리콧시티의 성요한 성공회 교회(9120 Frederick Rd, Ellicott City, MD 21042)에서 기념식 및 축하공연을 하며, 23일(토)에는 오후 2시에는 이너하버 야외무대에서 특별공연을 통해 캠프에서 익힌 기량을 선사한다.
문의 (443)244-0773,
(410)218-4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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