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 [AP=연합뉴스]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미국 경제가 강하다면서 경기침체의 전조로 해석되는 미 국채수익률 곡선(일드커브) 평탄화 추세와 역전 우려에 대해 하나의 지표일 뿐 맹신할 필요는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18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버냉키 전 의장은 전날 미국외교협회(CFR) 주최로 열린 헨리 폴슨, 티머시 가이트너 전 재무장관 등과의 라운드 테이블에서 "미국 경제의 단기적 전망은 매우 강하다"고 평가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이어 최근 평탄화 추세를 보이는 국채수익률 곡선과 관련, "수익률 곡선 역전(국채 장기물 수익률이 단기물보다 낮아지는 현상)은 경기 하강의 좋은 가늠자"라면서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제의 미래를 생각할 때 다양한 요인들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장기물 수익률이 비정상적으로 낮기 때문에 수익률 곡선 역전이 과거와 같은 (경기침체) 신호가 아니다는 논쟁이 있다"면서 "또 다른 중앙은행의 채권 매입이나 규제변화가 채권시장의 수준을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이어 "수익률 곡선은 하나의 지표"라면서 "여러분은 수익률 곡선을, '철저하게'(religiously) 유일한 지표로 인식하는 것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익률 곡선이 경제침체 여부를 알려주는 하나의 지표가 될 수는 있지만 맹신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수익률 곡선의 역전이란 미국 국채 장기물의 수익률이 단기물보다 낮아지는 것을 말한다. 수익률 곡선의 역전은 통상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미국 장단기 국채의 금리 격차가 최근 약 1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좁혀지면서 일각에서는 경기침체 신호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WSJ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2006년 수익률 곡선이 역전 조짐을 보일 때 버냉키 전 의장은 이를 무시하는 한편 "심각한 경기둔화를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면서 그러나 미 경제는 한 해 뒤인 2007년 경기침체를 맞이했다고 지적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연준 의장을 지냈다.
이에 비해 애틀랜타와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관리들은 금융정책이 수익률 곡선 역전을 유발하면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의지를 암시했다고 WSJ은 전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지난 16일 미 국채수익률 곡선의 평탄화는 기준금리가 중립금리에 근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기준금리를 더 올려서 '일드 커브를 역전시키고 경제에 브레이커를 걸고 그런 위험이 경기침체를 유발할' 이유가 없다"며 금리 추가인상에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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