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렘린궁 대변인 “미국의 러시아 제재, 국제법에 부합하지 않아”

미국 국무부는 지난 3월 영국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이중스파이 독살 시도 사건 조사 결과 러시아가 자국민에게 신경작용제 ‘노비촉’을 사용한 것으로 결론냈다면서 8일(현지시간) 대러 신규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국무부는 또한 만약 러시아가 화학무기 사용 중단을 약속하고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검사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90일 후 추가 제재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은 영국에 망명 중이던 러시아 출신 전직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딸 율리아가 노비촉에 중독된 채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던, 솔즈베리의 한 쇼핑몰 벤치 부근에서 지난 3월13일 경찰이 경비 중인 모습.[AP=연합뉴스]
미국이 영국에서 벌어진 '이중 스파이' 독살 미수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부과하자 러시아가 반발하며 보복을 예고했다.
크렘린궁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스파이 독살 혐의로 미국이 러시아에 신규 제재를 가하는 것은 적법하지 않다고 9일(모스크바 현지시간) 비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취재진에 "이 (세르게이 스크리팔 중독) 사건으로 제재를 부과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실은 이번 조처 뿐만 아니라 앞서 미국이 부과한 제재는 모두 국제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보복 준비에 나섰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언론에 "러시아는 보복 조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미국은 알면서도 우리가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내놨다"면서 "미국은 안 그래도 양국 관계가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긴장을 더욱 높이려고 의식적으로 이런 방법을 택했다"고 비난했다.
앞서 이날 미국 주재 러시아대사관도 성명을 내고 "8일 미국 국무부가 러시아에 '엄한' 제재를 추가로 부과한다고 우리 부(副)대사에게 통보했다"며 미국의 제재 부과 사실을 확인했다고 타스통신이 전했다.
러시아대사관은 "미국이 제재 부과 이유로 밝힌 스크리팔 독살 기도 혐의는 터무니없다"고 비판했다.
서방에 협력한 러시아 이중스파이 스크리팔은 앞서 올해 3월 영국 남부에서 딸 율리야와 함께 독극물 '노비촉'에 노출돼 사경을 헤맸다.
영국 정부는 수사를 벌여 중독 시도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고,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했다. 다른 서방 국가에서도 러시아 외교관 추방이 뒤따랐으며 러시아 정부도 동일한 수위로 보복했다.
주미 러시아대사관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어떤 사실이나 증거도 제공되지 않는 데 익숙해졌다"면서 미국이 제재 부과를 통보하면서도 스크리팔 독살 기도 혐의를 입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대사관은 "미국 측은 '기밀'이라는 이유로 우리의 질의에 답변을 거부했다"면서 "우리는, 미국이 러시아에 책임이라고 결론을 내릴 만한 충분한 정보를 확보했다는 말을 듣기만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미국 국무부는 스크리팔 부녀 독살 미수사건의 배후를 러시아로 결론 내리고,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추가 제재로 '국가 안보와 관련된 품목·기술'의 대러 수출이 금지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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