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폐’ 강조는 지지층 결집 효과노려
▶ “정치 보복 중단하고 협치 모색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
집권 1년 4개월 동안 ‘적폐 청산’에 주력해온 문재인정부가 또 ‘지속적 적폐 청산’ 깃발을 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 2기를 맞으면서도 미래를 향한 ‘국민 통합’과 ‘협치’ 보다는 과거를 겨냥한 ‘적폐 해소’를 최대 과제로 제시했다. 이에 보수 야당은 “임기 내내 적폐 청산만 할 것이냐”고 반발하며 “철 지난 적폐 청산보다는 국민 통합의 길로 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청와대에서 열린 당정청 전원회의에서 “우리가 함께 이뤄내야 할 시대적 소명은 분명하다”며 “강력하고 지속적인 적폐 청산으로 불의의 시대를 밀어내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당정청 전원회의’라는 이례적 명칭으로 처음 열린 이날 오찬 모임에는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이낙연 총리를 포함한 국무위원들, 청와대 참모진 등 200여명이 모두 참석해 ‘공동 운명체’임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집권 2기의 3대 과제로 ‘적폐 청산’과 ‘함께 잘사는 경제’,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등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국민 통합’ 또는 ‘협치’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지속적 적폐 청산’을 언급한 것은 세 가지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적폐 청산 대상이 그동안 주로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국정 농단과 비리였는데, 앞으로는 정치권 전반 외에도 사법부, 지방자치단체, 군부와 권력기관, 대기업, 시민사회 등으로 광범위하게 확대될 것이라는 뜻이다. 다음은 검찰, 경찰, 감사원, 공정거래위 등 다양한 사정기관을 통해 지속적으로 비리 척결 작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또 집권 1기에 청와대와 정부, 검찰 등을 통해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왔으나 앞으로는 국회에서 개혁 입법을 통해 제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도 있다.
이날 당정청은 경제 정책과 관련, 경제 정책 기조를 전환하지 않되 오히려 소득 주도 성장과 혁신 성장에 속도를 내고, 이 과정에서 미비점에 대해선 보완책을 찾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문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는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과 관련,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자유한국당은 “북한 비핵화의 진전이 없는 시점에서 비준할 수 없다”며 반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북미 관계 교착 상태를 타개하고 9월 중 평양에서 개최될 남북 정상회담을 성공시키기 위해 5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 등 5명을 대북 특사로 평양에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문 대통령이 ‘적폐 청산’을 다시 강조한 것은 지지율 하락에 따른 집권 이후 첫 위기와 고비를 넘기기 위해서는 여권 전체의 단합을 유도하면서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문재인정부는 집권 이후 지난 6월 지방선거까지 적폐 청산, 남북관계 진전, 경제 등 세 개의 수레바퀴를 굴리면서 지지율 고공행진을 해왔다.
하지만 민생 경제가 어려워지고, 북한 비핵화는 진전되지 않으면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방선거 이후 3개월 사이에 20%포인트 이상 떨어져 지금은 50%대 초반과 중반 사이에 있다. 대통령 지지율이 50% 이상을 유지하느냐 여부는 안정적 국정 운영이란 차원에서 상징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문재인정부는 지지율 하락을 50%선에서 저지하기 위해 적폐 청산 카드를 다시 꺼낸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전문가는 “적폐 청산의 굴렁쇠를 멈추게 되면 다시 굴리기 쉽지 않다는 점과 적폐 청산을 강조하면 기존 지지층 결집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소득 주도 성장을 고집해서도 민생 경제 성적표가 나아지지 않으면 지지율 하락 추세를 저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경제 실패로 코너에 몰린 문 대통령이 또다시 적폐 청산을 말하고 있다”며 “경제가 다 망가진 마당에 경제를 살리라 했더니 또다시 적폐 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정치 보복에 나서겠다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신임 대표는 2일 문재인정부를 겨냥해 “한 쪽을 살린다며 또 한 쪽을 죽이는 것이 무슨 개혁이며, 혁신인가. 이게 적폐 청산인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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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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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5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문재앙의 2기 쇼를 보여주세요 ~~ 전무후무 한 것으로 ~~
최악의 무능한 정부,
문재아앙 보유한 나라...그게 나라냐?
우리 문대통령은 북한에만 미쳐있는거 같습니다, 제발 국내 신음하는 서민들을 돌아보세요, 자기진영에는 한없이 관대하고 정치적 반대파들에겐 조그만 티끌로 인민재판 멈추세요...
적폐청산 지금 멈추면 또다시 옛날로 돌아간다. 그네와 순실이 나라, 이게 나라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