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마다 다른 AI 기법, 핵심은 역시 데이터
가뜩이나 치열하고 골치 아픈 구직 시장에 갑자기 ‘센 놈’이 끼어들었다. 인공지능(AI)이다. 첨단 느낌 물씬 나는 이 단어를 듣기만 해도 주눅 드는데, 글쎄 저놈이 나를 평가한단다. 바늘구멍을 통과하려고 한숨 짓고 있는 구직자들은 ‘이건 또 뭔가’ 싶다. ‘이제 AI한테까지 잘 보여야 하나.’
채용 절차에 AI를 도입한 기업들은 한결같이 강조한다. AI는 채용 과정을 더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만들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고. 도대체 AI가 구직자들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기업마다 다양한 AI 채용 시스템의 내부를 들여다봤다.
지난 합격자들과 얼마나 비슷한가
AI의 성능은 데이터가 좌우한다. 인간으로 치면 뼈대에 해당하는 하드웨어나 뇌에 해당하는 알고리즘(문제 해결해 필요한 계산식)이 아무리 훌륭해도 데이터의 양과 질이 부족하면 똑똑한 사람만 못하다. 현재의 AI 기술은 컴퓨터가 양질의 수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해 스스로 최적의 해법을 찾아내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AI 채용 시스템은 각기 다른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구직자들 입장에선 AI 심사의 합격 여부가 어떤 데이터를 학습한 AI에게 평가받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전 계열사 채용에 적용하는 롯데그룹의 AI 시스템은 지원자가 조직과 직무에 얼마나 적합한지를 판별하는 게 핵심이다. 롯데의 정보기술(IT) 계열사인 롯데정보통신은 최근 3년 내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와 업무평가 결과를 기초 데이터로 삼아 자체 AI 채용 시스템을 개발했다. 채용에 참여한 사람들과 입사해서 높은 성과를 올린 사람들의 자기소개서, 업무평가 내용 중 긍정적, 부정적인 면을 균등하게 뽑아 대규모 데이터를 구축해 이를 AI에게 심층 학습(딥러닝)시킨 것이다. 그리고 계열사별로 원하는 조건에 대한 가중치를 적용해 몇 가지 유형의 인재풀을 만들었다.
지원자가 제출한 자기소개서는 이 인재풀에 들어 있는 글들과 비교 분석된다. 일반적인 검색엔진의 비교 방법과 전혀 다르다. ‘최선’ ‘성공’ 같은 자기소개서 단골 단어를 많이 쓴다고 해서 결코 유리하지 않다. 단어 하나하나뿐 아니라 문장의 구성, 내용의 일관성 등을 AI가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
임소형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