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는 서로 다른 것들이 함께 모여 살고 있다. 자연도 그렇고, 사람도 그렇다. 세상에 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 조물주 하나님이 세상을 만들 때 같은 것은 하나도 없게 했다. 하물며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의 모양도 같은 것이 없다. 눈의 모양도 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같은 날 태어난 쌍둥이라도 같아 보이지만 아주 똑같지 않다.그러기에 세상을 사는 것은 서로 다른 것들끼리 모여서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이것이 다양성속의 통일성(Unity in Diversity)이다.
그런데 우리는 서로 다른 것을 보면서 ‘누가 맞느냐? 누가 틀리느냐?’에 관심을 더욱 갖는다. 인생은 틀린 것을 찾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을 발견하는 것이다. 다른 것을 발견하면 발견 할수록 세상이 더 아름답고 오묘한 것을 발견하게 된다.
지금 대한민국은 통일이라는 커다란 주제를 떠안고 있다. 현실적으로 통일보다 더 시급한 경제문제, 부동산 문제, 청년실업문제, 출산문제, 그리고 외교문제 등이 산적해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미래적이고, 진취적이고, 민족의 과제는 바로 통일이다.
통일은 갑자기 번개처럼 오지 않는다. 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은 것처럼 통일의 문은 어느 누구가 구호를 외치고, 어느 누구가 한 가지 정책을 통과시켜서 그 날 바로 오는 것은 아니다. 통일이 이루어지려면 먼저 한반도에 비핵화가 이루어져야 하고, 비핵화가 이루어지려면 종전선언이 있어야 하고, 종전선언이 있으려면 휴전이 있어야 하고, 휴전이 있으려면 무장해제가 있어야 하고, 무장해제가 있으려면 대화가 있어야 하고, 대화가 있으려면 마음이 열려야 하고, 마음이 열리려면 이해가 있어야 하고, 이해가 있으려면 왕래가 있어야 한다.
이런 모든 과정 중에서 분명한 것은 모두가 다 같아야 한다는 전제가 없어야 한다. 친구들이 중국집에 가서 다 한꺼번에 자장면을 시켜 먹는 식의 통일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통일이 아니라 동일이다. 동일적인 통일은 협박이고, 구속이고, 억압이고 때로는 폭력일 수 있다. 자장면을 먹는 사람, 짬뽕을 먹는 사람, 볶음밥을 먹는 사람이 다 같이 식당에 앉아서 먹는 것, 그것이 통일이다. 모두가 다 똑같기를 바라는 동일적인 통일을 원한다면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신혼부부가 1년 살다가 이혼하려고 목사님을 찾아가 상담을 했다. 그 이유가 남편은 감자를 소금에 찍어 먹고, 아내는 설탕에 찍어 먹는 것 때문에 도저히 맞지 않아 이혼하려고 한다고 했다. 목사님은 그 부부가 떠나는 등 뒤를 향하여 이렇게 속으로 말했다. “나는 감자를 고추장에 찍어 먹는데.” 요즘은 아마 케첩에 감자를 찍어 먹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똑같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통일이 아니라 동일이다. 통일은 다 함께 서로를 인정하는 것이다. 동일은 세상에 오직 하나밖에 없다. 그러나 통일은 그 하나가 모여 전체를 이루는 것이다. 이제 통일을 위한 삶의 언어를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요? “당신의 말도 인정합니다. 그것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또 다른 나의 생각을 말씀드려도 될까요?” 이런 태도가 남북통일의 길을 조금 앞당길 것이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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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목사/ MD 워싱턴 동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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