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이 갈수록 첨예해지는 가운데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에 '경쟁적 통화 절하'(competitive devaluation)를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므누신 장관은 10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재무부가 통화 문제를 "매우 신중하게" 모니터하고 있다면서 올해 중국 위안화 가치가 "현저하게" 떨어졌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중국과 무역협상의 일환으로 위안화 환율문제를 논의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양국의 추가 협상 일정은 잡혀 있지 않다.

위안화 가치는 올해 3월 고점에서 10.9% 하락해 달러당 6.9213위안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은 위안화가 중요한 심리적 지지선인 달러당 7위안까지 뚫고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므누신 장관은 위안화 약세에 중국 내부적 경제 문제를 포함한 여러 요인이 있다고 인정했다. 위안화는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 경제성장 둔화, 달러 강세 영향 등으로 올해 하방 압력을 받았다.

미국 재무부는 다음 주 반기 환율보고서를 발표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지가 큰 관심사다. 므누신 장관은 보고서가 조만간 나올 것이라면서도 자세한 언급은 피했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이 환율을 조작해 무역전쟁의 피해를 상쇄하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앞서 재무부의 고위 관리도 8일 기자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위안화의 변동 추이를 긴밀히 모니터하고 있다면서 "최근의 위안화 절하는 여전히 우려스럽다"고 중국을 압박했었다.

므누신 장관은 무역전쟁으로 메인주의 바닷가재잡이 어부나 버번위스키 산업 같은 일부를 제외하고 미국 경제가 피해를 봤다는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 분야에서 새로운 북미 무역협정 타결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등의 긍정적인 발전이 있었다면서 "유럽연합(EU), 일본과 합의를 하면 경제에 계속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이번 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의 미래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므누신은 미국의 IMF 출연금 확대 문제에 대해서는 유럽이 위기 해결 메커니즘을 얼마나 강화하는지가 미국의 추가 출연금 규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MF 구제금융을 받는 나라들이 다른 기관에 진 부채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키스탄은 IMF와 구제금융 협상을 할 예정이지만 미국은 중국에 많은 빚을 진 파키스탄이 구제금융을 받으면 이 돈이 중국으로 흘러들어 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므누신 장관은 "IMF 대출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다른 채권자한테 가는 건 아닌지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