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도시에 처음 세워진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에 대해 일본 오사카시가 철거 요구를 거듭하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 시민단체가 "기림비를 지켜낼 것"이라며 공동성명을 냈다.
기림비 건립을 주도한 미국내 단체 '위안부정의연대'(CWJC)와 일본에서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알려온 '간사이 네트워크'는 11일자 공동성명에서 "2012∼2013년 당시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이 일본군 성노예의 강제동원 증거가 없다며 피해자들을 우롱한 사실을 생생히 기억한다"고 말했다.
하시모토 전 시장의 주장에 대해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는 "내가 여기 살아있는데 증거가 없다는 말이냐"라고 분노했다고 두 단체는 기억했다.
이들 단체는 이어 "하시모토 전 시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요시무라 히로후미 현 오사카 시장은 자신이 마치 여성인권의 옹호인자양 행세하면서 위안부 피해자의 고통과 그 기억을 담은 상징물을 없애버리려 한다"며 "요시무라 시장이 샌프란시스코와의 자매결연을 지속해서 파기하려 한다면 두 도시 시민들은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연대해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요시무라 시장은 지난 2일 샌프란시스코 런던 브리드 시장 앞으로 자매도시 결연을 파기하겠다고 통지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이에 대해 브리드 시장은 위안부 기림비를 가리켜 "성매매와 성노예의 공포를 견디도록 강요받아온, 지금도 강요받고 있는 모든 여성이 직면한 투쟁의 상징"이라면서 "희생자들은 존경받을 자격이 있고, 이 기념물은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교훈과 사건을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브리드 시장의 언급은 샌프란시스코시 측이 오사카시의 거듭된 요구에도 위안부 기림비를 철거할 뜻이 없음을 명확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는 2015년 9월 샌프란시스코 시의회에서 결의안이 통과된 후 일본의 온갖 방해공작을 뚫고 2년여 모금운동과 디자인 공모, 작품 제작 등을 거쳐 지난해 9월 22일 미국 내 공공부지로는 8번째이자 미 대도시 최초로 설립된 것이다.
세 명의 한국·중국·필리핀 소녀가 서로 손을 잡고 둘러서 있고, 이를 위안부 문제를 세계에 처음 공론화한 위안부 피해자 김학순 할머니가 바라다보는 형상인 이 기림비는 캘리포니아주 카멜에서 활동하는 유명 조각가 스티븐 와이트가 '여성 강인함의 기둥'이라는 제목으로 제작했다.
이 기림비는 최근 김학순 할머니 동상에 녹색과 흰색 페인트 얼룩이 덧칠해진 부분이 발견되는 등 일부 훼손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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