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 총영사관서 벌어진 ‘희대의 암살 의혹’
▶ 미-터키-사우디 정상들 ‘불상사’로 정리할 듯

미국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16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리아드에서 사우디 살만 국왕을 만났다. [AP]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16일(현지시간) 오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도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날 살만 사우디 국왕과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실종사건과 관련해 통화한 직후 폼페이오 장관을 리야드로 급파했다.
리야드 공항엔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과 칼리드 빈살만 주미 사우디 대사가 폼페이오 장관을 영접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도착 뒤 취재진에게 이번 실종사건과 관련, 별다르게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살만 국왕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미국 C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사우디 정부가 암살했다는 게 사실로 밝혀지면 가혹한 처벌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해 긴장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15일 살만 국왕과 통화한 뒤엔 “살만 국왕의 얘기는 어쩌면 (범인이) 불한당 살인자들(rogue killers)일 수도 있는 것처럼 들렸다. 나에게는 그와 왕세자가 모르는 것처럼 들렸다”고 말했다.
살만 국왕은 14일 이번 사건과 관련한 정보를 가장 많이 보유한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도 통화했다. 15일엔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석유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이 줄기차게 요구했던 원유 증산을 다음달부터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점을 종합하면 갑작스럽게 결정된 이날 방문을 계기로 사우디 정부가 보낸 암살팀이 카슈끄지를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살해했다는 ‘희대의 의혹’이 봉합 수순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의 사우디행에 맞춰 미국 언론에서는 사우디 정부가 카슈끄지의 피살은 인정하면서도, 정보요원이 잘못된 방법으로 심문하다 벌어진 불상사로 사건을 정리하는 보고서가 작성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한편 언론인 실종 사건을 수사하는 터키·사우디 공동실무위원회의 영사관저 수색을 몇시간 앞두고 사우디 총영사가 급거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함마드 알오타이비 주(駐)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가 16일 오후 2시 사우디 리야드행 민항기 편으로 출국했다고 터키 일간 하베르튀르크가 보도했다.
오타이비 총영사가 갑작스럽게 귀국한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터키 경찰은 사우디 대표단과 공동으로 이날 새벽 사우디 총영사관 수색을 마쳤으며, 이어 영사관저도 수색할 예정이다.
영사관저는 실종된 카슈끄지 피살 장소 또는 시신 유기 장소로 의심받는 곳이다.
경찰의 감시 카메라 영상에는 카슈끄지가 총영사관에 들어간 후 2시간가량 지나 총영사관에 있던 차량들이 영사관저로 이동하는 모습이 담겼다.
익명의 터키 고위 당국자는 총영사관 수색에서 카슈끄지가 그곳에서 살해됐다는 증거가 확보됐다고 말한 것으로 AP통신이 보도했다.
이 고위 당국자는 그 증거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카슈끄지는 이달 2일 이혼 확인서류를 수령하러 주이스탄불 총영사관에 들어간 후 사라졌다.
실종 사건이 불거진 지 사흘 후 터키 매체와 외신은 그가 사우디 왕실이 파견한 ‘암살조’에 의해 살해됐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최근까지 사우디 측은 카슈끄지가 멀쩡히 총영사관을 떠났으며, 총영사관은 그의 실종과 무관하다며 암살설을 부인했다.
그러나 14일 밤 살만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잇단 통화 후 분위기가 반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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