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버드대 입학처장 ‘아시안학생 차별 소송 심리’서 증언
▶ 백인에 유리한 추천서 때문으로 돌려 또다른 논란 점화
하버드대의 아시안학생 입학차별 소송의 재판이 본격 시작된 가운데 아시안 지원자가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는 것은 고등학교 교사가 백인 학생에게 더 좋은 추천서를 써주기 때문이라는 하버드대 입학처장의 증언이 나와 파문을 낳고 있다.
윌리엄 피츠시몬스 하버드대 입학처장은 16일 보스턴 연방법원에서 열린 심리에 증인으로 출석해 “입학 전형에서 아시안 학생들이 백인 학생에 비해 낮은 개인 평점(personal rating)을 받는 이유는 대학의 평가시스템이 때문이 아니다. 일선 고교의 교사추천서 내용이 아시안 학생들에 비해 백인학생들이 ‘보다 낫기(somewhat stronger)’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월스트릿저널 등이 보도했다.
1986년부터 하버드 입학처장을 맡고 있는 피츠시몬스의 이 같은 발언은 하버드대의 입학 평가 시스템이 아시안 학생을 고의로 차별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성적이 우수한 아시안 학생들이 합격하지 못하는 이유를 백인 학생들에게 유리한 추천서를 써주는 일선 고교 교사들의 탓으로 돌리면서 또 다른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하버드대 입학 전형은 성적이나 특별활동 등 객관적 요건과 더불어 학생의 자질과 향후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한 ‘개인 평점’을 주요 심사 요건으로 삼고 있으나 아시안 지원자들의 개인 평점은 가장 낮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버드대 입학전형에서 아시안 지원자를 고의로 차별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원고 ‘스튜던츠 포 페어 어드미션스(SFFA)’ 측 변호사는 이날 “하버드대 내부 자료에 따르면 아시안 학생들은 백인 등 타인종 지원자에 비해 성적 등 객관적 부분이 월등하다. 그럼에도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불합격하는 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원고 측은 “아시안 지원자는 모든 인종 중에 개인 평점 결과가 가장 낮다”고 주장했다.
하버드대에 따르면 개인 평점은 주로 교사 추천서와 동문 인터뷰, 입학지원자가 제출한 에세이 등을 근거로 한다.
하버드대는 “입학 사정에서 교사 추천서나 동문 인터뷰 평가 결과가 인종보다 휠씬 더 중요한 평가 요소”라고 주장했다. 결국 피츠시몬스 입학처장은 아시안 입학지원자의 교사 추천서가 백인 등에 비해 덜 매력적이기 때문에 성적이 더 우수해도 불합격하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주장한 셈이다.
이날 심리에서는 아시안 학생들에 대한 하버드 입학사정관의 편견 문제도 떠올랐다.
지난 1990년 하버드대를 대상으로 이뤄진 연방교육부 산하 인권국(OCR)의 아시안 지원자 차별 의혹 보고서가 쟁점이 됐는데 해당 보고서는 “차별 의혹에 대해서 법적 문제는 없다”고 결론을 냈지만 “아시안 학생에 대한 편견이 백인 중심의 입학 사정관들 사이에 존재하는 상황도 확인된다. 학업적인 성과만 보면 아시안 지원자가 백인 지원자보다 더 나은 자격을 갖췄지만 백인 합격률이 더 높은 것은 비학업적 요소들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조사 내용이 담겼다.
또 원고 측은 인종 요소를 배제하고 학업 성적만을 기준으로 신입생을 선발할 경우 전체 합격자 중 아시안 비율은 43%로 증가할 것이라는 하버드대 내부 보고서 내용도 내세웠다. 하버드대의 아시안 합격률은 지난 10여 년간 20%대에서 머물고 있다.
그러나 피츠시몬스 입학처장은 “대학의 입학심사관들은 아시안 학생들에게 대한 편견이 전혀 없으며 이를 혐오한다. 우리의 입학심사 시스템과 무관하다”며 “개인평점에서 인종 요소는 전혀 포함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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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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