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 외로운 밤 벌레 우는 밤/ 초가집 뒷산 길 어두워질 때/ 엄마 품이 그리워 눈물 나오면/ 마루 끝에 나와 앉아 별만 셉니다.’
나도 모르게 ‘가을밤’ 동요가 흥얼거려진다. 노랫말을 따라 초가집이 보이고 벌레 울음소리도 들리는 듯한 가을이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동요뿐만 아니라 가을을 노래한 가곡과 가요도 들려온다.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이나 ‘숨어 우는 바람소리’ 같은 옛 가요도 정겹다. ‘혼자 있을 때는 독서를, 둘이 있을 때는 토론을, 셋 이상일 때는 노래를 하라’는 영국 속담도 있다는데 남편과 나는 토론 대신 음악을 자주 듣는 편이다.
남편은 이민 올 때 챙겨온 턴테이블과 스피커, LP 음반을 보물처럼 여긴다. 모아두었던 LP 음반을 친구들에게 몇 장씩 나누어주고 딱 500장만 가져왔다. 남편은 듣고 싶은 곡이 있으면 턴테이블 바늘을 들었다 놓았다 하며 몇 번씩 다시 듣곤 한다. 같은 곡이라도 연주자나 지휘자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며 음반을 번갈아 가며 듣는다. 요즘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이나 베르디의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폴 모리아(Paul Mauriat) 연주곡 등을 자주 듣는다.
최근 ‘음악’ 하면 떠오르는 대통령이 있다. 바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다. 39세 최연소 프랑스 대통령으로 24세 연상 영부인과의 러브스토리 주인공이다. 그는 프랑스의 모든 학생이 모차르트나 바흐 곡을 합창할 수 있도록 클래식 음악과 친하게 만들겠다는 대통령이다. 많은 예산을 책정하고 초중고 학생들의 음악교육을 지원하도록 했다. 오케스트라와 합창 등은 어려서부터 쉽게 참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이나 미국도 이런 점은 닮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공자도 ‘인간의 예는 음악에서 끝이 난다’고 음악을 강조했다. 교육학에서도 음악은 몸과 마음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준다고 강조한다. 모차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를 듣고 학습능력 향상 결과를 보여준 실험이 바로 ‘모차르트 효과’이다. 지금도 많은 뇌 과학자들이 뇌 실험 영상을 통해 음악의 웰빙(well being) 효과를 속속 증명해주고 있다.
가을은 음악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계절이다. 다양한 음악 연주회가 북가주에서 열리고 있다. 자녀들과 함께 연주회를 찾아 음악을 즐길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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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서(전 소노마한국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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