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 이외에는 그리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2002년의 한일 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을 보좌하여 대한민국의 4강 신화를 이루었다는 사실 정도가 알려져 있을 뿐이다. 이러한 그가 주지하는 것처럼 베트남의 축구 역사상 대단한 신화를 만들어낸 주인공이 되었다. 베트남은 박 감독이 국가 축구대표 감독을 맡은 이후 처음으로 아시아축구협회가 주관하는 대회에서 결승에 진출했는가 하면 아시안 게임 축구에서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17경기 연속 A매치 무패 달성 기록과 함께 2018년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이라 일컫는 AFF 스즈키컵 경기에서 기어이 우승을 거머쥐고 말았다.
그러한 연유로 박항서 감독에 대한 베트남 사람들의 신뢰와 인기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한다. 박 감독에 대한 서적이 출판되었고 다큐멘터리 영화가 개봉되는가 하면 그를 광고모델로 한 자양강장제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야말로 박항서 광풍이라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그의 인기가 절정을 이루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한 이유로 베트남 안에서는 정부 관료나 대단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니면 만나보기도 쉽지 않은 귀한 존재가 되어 있다.
이처럼 박 감독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던 베트남의 축구 발전은 그의 ‘파파 리더십’에서 비롯되었다 한다. 그는 베트남어는 물론이고 한국어 이외에 다른 언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편이다. 이에 그가 선수들과 교감하기 위해서 선택한 것이 있는데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따뜻하게 포옹하며 끌어안아주는 일이었다. 박 감독은 자신의 팀이 패했을 때 선수들을 더 안아주면서 그들의 등을 토닥거리곤 했던 것이다.
그러자 선수들도 게임에서의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나서 갈수록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아버지 같은 따뜻한 마음으로 선수들과 소통을 이루는 박항서의 ‘파파 리더십’이 생겨날 수 있었다는 말이다.
주변에 있는 누군가가 힘들고 어려워할 때 당신은 어떻게 하기를 원하는가? 삶의 고통과 아픔으로 몸부림하는 이웃에 대해 말과 행동보다는 사랑으로 다가갈 수 있어야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나에게 가장 가까운 아버지가 사랑의 손길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는 것에서 진정한 위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진실한 마음은 무엇으로도 통할 수 있으며 이러한 자세로 함께 할 때 무슨 일이든 가능하게 된다는 말이다. 탁월한 리더는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의 자존감을 높여주기 위해서 온갖 노력을 다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오늘도 이 세상은 박항서 감독이 보여주었던 리더십을 찾고 있다. 다른 사람 위에 군림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감싸주는 가운데 그늘이 되어줄 수 있는 리더십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말이다.
말이 통하지 않고 문화가 다르다 할지라도 진정한 사랑은 얼마든지 전달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의 현실은 과묵하면서도 깊은 배려가 있는 아버지의 사랑으로 다가갈 수 있는 ‘파파 리더십’을 찾고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우리 모두는 속해있는 삶의 현장에서 이와 같은 아버지의 마음으로 이웃을 찾아갈 수 있는 존재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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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석/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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