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10시께 릿지필드에서 길을 건너던 한인 유학생이 견인트럭에 치여 사망했다고 한다. 운전기사가 과속으로 신호등을 위반했는지, 유학생이 횡단보도가 아닌 도로 쪽으로 무단횡단을 한 건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무고한 유학생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라 안쓰럽기 짝이 없다.
4월초에 20일간의 일정으로 고국방문을 하고 돌아왔다. 2년 만에 찾은 한국, 어느 도시와 장소를 불문코 어디를 가나 자동차와 사람이 불안하게 조우하는 한국의 도로, 길목 모습이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대로에서는 물론이요, 동네 길목에서도 사람은 아예 뒷전이다. 표식이 제대로 돼있는 횡단보도에 두 발을 내딛었는데도 자동차가 질주하며 무조건 밀고 지나치는 운전자들에 아연실색 정도가 아니고 경련을 일으킬 정도였다. 길에 나서기만 하면 차량들의 횡포에 전율을 느꼈는데 가공할 일은 차종이 고급일수록 난폭 운전도가 높다는 사실이었다.
필자가 월남전에 참전, 휴양도시 나트랑 시에서의 2년과 당시 수도였던 사이공에서의 4년 체류기간 중 도로신호등이나 교통법 준수가 잘 돼있다고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예외없이 ‘사람이 먼저’라는 인식을 가진 운전자와 오토바이 탑승자들의 자세와 준법정신은 50년이 지난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보행자도 조심을 해야겠지만 움직이는 무기를 다루는 차량운행자가 우선 인명을 중시하고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는 운전을 해서야 되겠는가.
사슴이나 가축 등 한갓 동물도 무단횡단을 하는 걸 목격하면 완전히 도로를 벗어날 때까지 차분히 기다리는 안전운전 수칙 자세는 기본이고 상식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4월초부터 뉴저지에서는 운전 중 핸드폰이나 아이패드 사용을 철저히 단속한다고 했는데 이번 참변이 혹시 견인트럭 운전사가 핸드폰을 사용한 건 아닌지 의심까지 해보는 심정이다. 너나 할 것 없이 우선 인명을 중시하는 자세가 돼있어야 하지 않을까 해서 강조하는 말이다.
사람이 먼저냐, 자동차가 우선이냐를 따져야만 하는 현실이 슬프기 짝이 없다. 안타까운 죽음을 맞은 젊은이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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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원 /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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