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이 지난 후 며칠 있다가 지난 40여 년간 내가 살던 워싱턴 DC의 한 지인으로부터 아주 오랫만에 반가운 소식을 전해 받았다.
몇 해 전, 아니 기록을 보니 2012년 부활절 전후였으니 그 사이 7년의 세월이 흘렀음에 몸을 움찔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엊그제 같더니 벌써 7년 전이라니. 그 지역 한인사회는 물론 미 주류 종교계(정확히 말해 가톨릭계)에 봉사와 희생으로 존경을 받던 분(종신 부제 고 안드레아 윤지현)이 몹쓸 암으로 안타깝게도 우리의 곁을 떠나신지 7년.
필부필부, 부창부수(匹夫匹婦, 夫唱婦隨)라 했던가, 미망인께서 망자가 된 부군을 잊지 못해서인가. 부군 추모장학금을 희사하실 의향을 내게 전해오며 도움을 청해왔다. 어찌 기쁜 소식이 아니런가. 단순한 도움이 아니라 버선발로라도 뛰어나가 힘닿는 대로 그 과정을 도와드림이 옳겠다싶어 즉시 한미장학재단 전·현 회장단 제위께 말씀드렸더니 물론 더할 나위 없이 기뻐들 하시는 것 같다. 사실 도움이 필요한 이들, 단체에 기부하시는 분들을 보면, 결코 여유가 많아서가 아님을 안다. 좀 힘들어도 검소와 근면한 생활과 남다른 사명감이 다른 분들보다 투철하심을 우리들은 느끼며 아는 바다.
한 가지 부연하면, 희사하면서도 조용히 하려함이다. 신문에 나는 것을 꺼리는 눈치다. 하지만, 이러한 좋은 희사풍토를 고양하기 위해선 되도록 많은 이들에게 알림이 좋은 방법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적절한 비유가 될는지 모르겠으나, 병은 감추면 낫지 않고 알릴수록 쾌차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도 있다. 이런 좋은 희사 정신은 본인들이 나서려하지 않는 겸손엔 좀 미안하나 그래도 널리 여론화함이 좋을 듯싶어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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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길 의사/전 워싱턴 서울대동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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