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을 먹기 좋은 때가 따로 있을까?
요즘처럼 날씨가 많이 더워지며 땀을 많이 흘리다 보면,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요즘 같은 무더위엔 입맛, 기운도, 의욕도 다 같이 없어졌다며 보약이나 한재 먹으면 좀 나을까 해서 한의원을 찾아오시는 분들이 아무래도 늘게 되는데, 이런 분들이 상담 중 한결같이 하시는 공통된 질문이 있다.
이렇게 더운 날 먹는 한약은 땀으로 다 빠져나가 효과가 별로 없다는 얘길 들었다면서, 조금 힘들어도 몇 주만 참다가 날이 선선해질 때 보약을 먹는 것이 더 효과가 좋지 않겠냐는 제법(?) 타당해 보이는 고민을 하신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 몸이 한약을 가장 필요로 할 때는 가장 체력이 저하되어 있는 그 순간이지, 날씨도 선선하고 기분도 좋아 체력도 좋을 때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보약을 먹고 눈에 띄는 효과를 볼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은 기분도 좋고 체력도 아직 남아 있을 때가 아니라 기운도 없고, 체력이 바닥난 그 순간이다.
보약이란 우리 몸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치료법
일단 ‘보약’의 원 의미를 살펴보자. 우선 보약이라는 글자를 살펴보면 ‘보(補)’라는 글자는 옷 의(衣)에 클 보(甫)를 짝 지어서 만들어낸 글자이다. 이는 낡아진 천을 다시 깁는다는 뜻으로 애초에 보약(補藥)이란 옷의 낡아 헐어진 부분을 기워 막아 늘 사용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처럼, 우리의 몸의 부족하거나 약해진 부분을 손 봐주어 몸이 늘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기 위한 약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보약을 먹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특별이 일년 중 어떤 때, 인생의 어떤 시기라는 식으로 일괄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의 어떤 부분이 약해져서 그로 인해 전체적인 건강상태가 악화되기 시작하는 그때가 바로 보약을 먹기에 좋은 적기이다.
보약에 대한 속설들의 진짜 의미는…
그렇다면 왜 대체 이런 이상한(?) 한약에 대한 속설들이 생겨난 걸까? 그것은 보약을 언제 먹는 것이 가장 좋은가에 대한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한 과장법이 시간이 흐르면서 그 본 뜻이 왜곡되어 버려, 언제 보약을 먹으면 안되는가를 강조하는 이야기인 것처럼 변해 버렸기 때문이다.
보약을 여름에 먹으면 땀으로 다 약 기운이 빠져나간다는 이야기는 여름이나 겨울은 덥고 추운 날씨에 적응하는 과정에 우리 몸이 쇠약해지기 쉬운 시기라, 그러한 시기가 올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그 전에 미리 몸을 보강해 놓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표현이 잘못 전해진 것이다.
마치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울다가 웃으면 엉덩이에 털 난다’는 표현의 방점은 ‘엉덩이에 털 난다’가 아닌 ‘울다가 웃으면’에 찍혀 있어야 하는데 그 본 뜻을 잘 못 이해하는 아이들에게는 ‘엉덩이에 털이 난다’가 가장 중요한 내용처럼 전해지는 것처럼 말이다.
보약은 내 몸의 건강 상태에 이상이 있을 때 바로 먹는 것
그러니 보약을 먹을 때 특별히 효과가 더 좋은 시기나 계절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더 나아가 보약을 먹어야 할 때를 선택하는 기준은 특정한 계절이나 나이 같은 ‘시기’가 아니라 환자 본인의 ‘건강 상태’가 되어야 한다. 그러니 보약 생각이 간절하게 나는 바로 그때가 내 몸에 이상이 생긴 순간이고, 바로 보약을 복용해야 하는 가장 ‘적기’인 것이다.
문의 (703)942-8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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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윤 <예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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