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모르는 이로부터 전화 한통을 받았다. 본인은 미군 남편을 둔 한국여성이라면서 신문 기사에 나온 포럼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모 단체에서 ‘주한미군과 성병’이라는 주제로 “건강한 병사와 위안부 만들기”라는 주제의 포럼을 개최한다는 것이다. 포럼의 내용을 차치하더라도 제목이 상당히 자극적이고 애매모호하며 주한미군을 비하하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위안부는 들어봤어도 미군위안부는 뭔소리이냐며 표현들이 매우 부적절하고 선정적이라는 것이다.
이 미국 워싱턴에서 이런 구태의연한 제목의 특강을해서 무엇을 얻고 싶은지 의문이 든다는 전화 내용이었다. 아마 내가 국제결혼 여성들의 모임인 워싱턴여성회 회장이기에 답답한 나머지 나에게 전화를 걸어 토로한것 같다.
신문의 내용을 살펴보니 나로선 딱히 흥미로운 주제도 아니고 그분이 얘기한대로 시대와 맞지않는 구태의연한 제목임에 틀림이 없다 생각했다. 고릿적 주한미군의 한국여성의 성착취를 따지기 시작한다면 그 옛날 청나라 시대 중국에 조공 품목으로 끌려간 조선여성들의 이야기부터 거슬로 올라가 거론하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도 북한에선 인권이란 단어가 뭔지도 모르며 성착취를 당하고 있는 북한여성들을 목도하고 있다.
또한 중국에서 인신매매로 성매매에 동원되는 탈북여성들의 비참한 현실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가장 가까운 우리 동족인 북한여성들에게 현재 실제 일어나고있는 여성인권 탄압을 거론하고 여론의 관심을 모아 나가기도 바쁜 이때 가뜩이나 한반도의 국제정세가 혼란하고 한미동맹을 굳건히 해야할 시점에서 그런 민감한 주제를 끌고 들고와 이 미국땅에서 위안부 만들기 라는 선정적인 주제의 포럼을 굳이 하려고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알고싶다.
일본 위안부 문제처럼 위의 포럼이 얘기하고 싶은 의도는 짐작이 간다. 그리고 누구나 알듯이 이것은 대한민국 역사에 뼈가 시리도록 아픈 불편한 사실임엔 틀림없다. 그러나 이 아픈역사를 일일이 들춰내서 무엇을 얻겠다는 말인가? 농담같은 얘기지만 다음은 제2의 미군위안부 소녀상을 세우자고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미군들과 결혼한 한국여성들에겐 별로 달가운 주제는 아닐것이다. 워싱턴 지역에도 워싱턴여성회 뿐만 아니라 한미여성재단과 같은 국제결혼한 여성들의 단체가 있고 많은 국제결혼 여성들이 거주하고 있다. 지금도 우리 회원들은 글로벌 시대에 맞게 한국과 미국의 민간외교관과 같은 역할을 하며 공공외교의 선두에 서있음을 자부한다.
글로벌 시대에 맞게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면서 미주류사회에서 나름 많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이 포럼의 주제는 분명히 이러한 분들에게 불편하고 의아해 할 수 밖에 없는 주제이다.
현재도 한국엔 3만명의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과거의 불편한 진실을 자꾸 꺼내 주한미군에 대한 반감을 주는 여론몰이로 결국 얻는것은 대한민국 안보 위협이며 국제사회의 고립뿐이다.
과거의 진실을 묻고 가자는 말이 아니다. 뼈 아픈 과거는 반면교사로 삼되 희망찬 미래를 향해 사이좋은 우방으로 같이 가자는 것이다.
친구사이에도 친구의 많은 장점을 뒤로하고 몇 개 있는 단점만 자꾸 꺼내들면 그 친구관계는 파탄날수 밖에 없다. 친구관계를 끝내려고 작정한다면야 당연 친구의 껄끄러운 과거를 계속 거론하면 종국엔 자연스럽게 관계는 끝나게 마련이다, 국제 관계도 전혀 다르지 않다.
더이상 힘이 없어 외세의 침략으로 나라를 잃고 주권을 빼앗기지 않는 강한 대한민국으로 성장하려면 국제사회에서 우위의 도덕적 권위를 지켜가며 우방국들과 사이좋게 지내는것이 중요하다. 이국땅에 살고있지만 내 조국 아름다운 자유대한민국의 무궁한 발전을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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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숙 워싱턴여성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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