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즐겨 읽었던 탈무드는 책 자체가 지혜서라고 할 수 있기에 그 안에는 인생에 도움이 되는 많은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 무궁무진한 내용들 중에서도 나에게 특히 깊은 울림을 주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이 몇 개 있는데, 페인트공 이야기가 그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두 아들이 있는 어떤 남자가 해마다 여름이 되면 가족들과 함께 호수로 나가 보트를 타며 낚시도 즐기곤 했다. 근데, 여름의 끝을 맞이하며 보트를 보관하려고 뭍으로 끌어올려 보니 그 보트의 페인트가 너무 많이 벗겨져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자세히 보니 보트 밑에도 작은 구멍이 뚫려져 있다. 그는 그 구멍이 작다고 생각되어서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어차피 겨울 동안은 배를 육지에 놓아둘 예정이므로 내년 봄에나 수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페인트공을 불러 보트를 깨끗히 칠해 달라고만 부탁을 한다.
이듬해 봄은 일찍 찾아오고 그 사이 훌쩍 자란 두 아들들이 자꾸만 보트를 타고 싶어 한다. 그 보트는 깨끗하게 페인트된 상태이긴 하지만 그는 배 밑에 난 구멍을 수리하는 걸 미루다가 까마득히 잊어버렸다. 아들들의 성화에 보트를 타도록 내주고 그는 몇 시간 뒤에서야 배 밑에 구멍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게 된다. 아이들은 어려 아직 수영에 익숙하지 않다. 그는 미친듯이 호수로 달려 간다.
근데, 이게 웬일인가. 두 아들들이 다 놀았는지 배를 끌고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그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배를 살펴 보았다. 다행이도 누군가가 배의 구멍을 잘 막아 놓았던 것이었다. 그는 페인트공이 배를 칠하면서 그 구멍을 발견하고 고쳐 놓은 것으로 짐작하고 선물을 사 들고 페인트공을 찾아간다. 선물을 들고 나타난 남자를 보고 페인트공은 겸손히 답변한다. “제가 배를 칠 했을 때 이미 대금은 지불해 주셨는데, 왜 이런 선물을 주십니까? 칠을 하다가 구멍이 뚫린 것을 보고 고쳤습니다. 당연한 일인 걸요.” 부탁 받지도 않았지만 알아서 수리를 해준 덕분에 두 아들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아주 작은 선행이지만 이렇게 무심코 베푼 작은 배려들이 한 사람을 크게 도와 줄 수도 있고 심지어는 목숨까지도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 예화이다. 대가 없이 베푼 작은 선행들이 사람과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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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진 보험설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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