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한국사회에서는 결혼 전에 궁합이란 걸 맞춰본다. 과연 내가 맞이할 배우자와 잘 맞는지를 알아보고자 하는 마음에서이다. 물론 믿을만한 근거는 없지만 그 만큼 평생 내가 같이 살 배우자가 나랑 얼마나 맞는지를 미리 알아보고자 함이라 생각한다. 그만큼 절실한 마음에서 나오는 행동이 아닐까 한다. 이런 궁합을 볼 때 흔히들 하는 사주를 맞춰 볼 수도 있지만 그 사람과 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하면서 같이 일을 하면서 얼마만큼 이 사람과 내가 잘 맞는지를 알아보는 것도 ‘궁합이 좋다, 나쁘다’로 표현하곤 한다.

궁합이란 것은 단순히 배우자와의 관계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닌 듯하다. 친구 사이에서도, 일을 같이 하는 동료 사이에서도 서로 궁합이 맞는다는 말을 쓴다. 이런 식으로 궁합 얘기를 하는 것은 서로의 취향이 비슷하고 한쪽이 모자란 부분을 다른 한쪽이 채워주기도 하는 공생의 관계가 잘 적용될 때 이렇게 궁합이 맞는다는 말을 하는 것 같다.
부동산 중개인을 하면서도 이런 생각이 간혹 든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일이 술술 풀리는 경우가 있다. 힘들 것 같았던 일이 술술 풀리기도 하고 내 오퍼가 떨어질 것 같았는데 운 좋게 선택을 받는 경우도 있다. 놓쳤던 집 리스팅 에이전트가 연락이 와서 기존의 바이어가 문제가 생겼는데 우리 오퍼로 가고 싶다고 연락이 온 적도 있고 약간은 도가 지나친 요구를 순순히 들어주는 셀러를 만난 적도 있다.
요즘 같이 집 사기가 힘든 시기에는 더더군다나 이런 좋은 궁합이 필요하다. 그런데 여기서 더 중요한 것 이런 좋은 궁합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기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좋은 궁합은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생기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한다. 좋은 궁합이 되기 위해서는 내가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냥 무작정 나에게 맞는 나의 조건을 들어주는,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는 그런 바이어나 셀러를 만나기는 아주 힘들다. 하지만 내가 조금 신경을 쓰기만 해도 바이어가 뭘 원하는지, 셀러가 뭘 원하는지 바로 파악이 가능하고 그런 조건에 맞게 나의 작전을 세워서 하나하나 추진해 나가면 된다. 그러면 바로 좋은 궁합이 나오는 것이다.
집을 내 놓기 전에 수리를 할 때도, 집을 정리하고 꾸밀 때도, 내 놓은 집을 보여줄 때도, 오픈 하우스를 할 때도 참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런 많은 사람들과의 좋은 궁합을 원한다면 내가 그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하고 그것에 맞게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을 할 때도 열심히 해야 한다. 그냥 아무렇게나 해도 저절로 이뤄지는 경우는 절대로 없다. 내가 상대방에게 보여 지는 내 모습이나 말 한마디 한마디, 그리고 첫인상, 이런 모든 것들이 종합적으로 움직여서 상대방의 호감을 사게 되는 것이고 그 위에 성실함과 전문적인 지식이 뒷받침될 때 궁합이 잘 맞는 진정한 전문가로 인정받는 것이다.
단순히 ‘친구니까, 아는 사람이니까 알아서 잘 해 주겠지’라는 착각은 이제 더 이상 하지 말자. 아무리 잘 아는 사이라 하더라도 능력이 없으면, 전문 지식이 없으면 그리고 무엇보다 이 사람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으면 그 사람은 나에게 도움이 되지 못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궁합이 안 좋은 사람이 되어 버린다.
문의 (703) 496-4989, (410) 618-4989

<라니 리 / 일등부동산 뉴스타 세무사·Principal Bro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