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평화의 소녀상은 2016년 11월 25일, 세계여성폭력 추방의 날에 워싱턴에 도착했다.
평화의 소녀상이 3년이라는 길고 긴 여정을 끝내고 오는 27일, 애난데일 한인타운 한복판에 보금자리를 마련한다. 미주지역에 세워지는 다섯 번째 평화의 소녀상이며, 해외에 세워진 열 네번째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기념비이다.
평화의 소녀상 건립은 워싱턴 동포들에게는 참으로 다행스럽고, 기쁜 일이다. 일본 정부에서 이번 워싱턴 소녀상 건립에 대해 우려의 발표를 했는데 뭐 굳이 논하자면 일본 정부의 잘못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2차대전 이후 독일 정부처럼 전 세계에 전쟁으로 인해 피해입은 모든 이들에게 사과하고, 배상의 책임을 지었다면 간단히 끝날 수 있었던 일을 숨기고, 속이려 하니 더 큰 사단이 난 것이다.
우리의 뿌리가 지난 역사와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지난 힘겨운 역사를 딛고 일어나 긍지로 세운 워싱턴에서의 우리 동포들의 삶의 터전에 일제 식민지 시기 우리민족이 겪은 고난의 역사를 잊지 않고, 평화와 인권의 역사를 세우게 된 것이다.
우리가 세우는 워싱턴 ‘평화의 소녀상’은 지난 2011년 12월 14일,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가 1천번째가 되던 날, 주한 일본 대사관 앞 평화로에 세워졌으며, 이후에도 1400차가 넘도록 계속되고 있는 수요시위는 세계적으로 평화와 인권의 상징이 되어 국제사회로 연대가 확장되고 있다. 워싱턴 소녀상은 그 역사까지 이 곳에 함께 담아 미국 시민들과 미국에서 자라날 한인 후세대들과 함께 나눌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동안 포기하지 않고 노력을 계속해 온 위안부 할머니들과 특별히 건립을 위해 수만불이 드는 평화의 소녀상을 워싱턴에 전달해준 한국 정의연(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에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애난데일에 세워지는 평화의 소녀상은 한일간의 문제만이 아니라 더이상 전쟁 없는 평화의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온 세계인의 소망을 담고 있다. 워싱턴이란 도시가 상징하듯 전세계 정치 일 번지인 이곳에 세워지는 소녀상은 많은 세계인들에게 전쟁의 참혹함과 평화의 귀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상징이 될 것이며, 미래 세대를 책임질 차세대들에게는 평화와 인권의 살아있는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의미 있는 장소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우리가 사는 이 곳까지 먼 여행길임에도 마다 않고 여러 차례 방문하여 긴 세월동안 할머니들의 고통에 무관심했던 우리를 부끄럽게 만드시고, 우리에게 평화와 인권을 향한 소망을 갖게 해 주신 김복동 할머니, 길원옥 할머니, 이용수 할머니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위해 가장 먼저 후원금을 내시고 제막식에 선뜻 “내가 가야지” 하시며 건강이 안 좋으신 데도 워싱턴으로의 먼 여행을 다시 준비하고 계신 길원옥 할머니께 우리가 드릴 수 있는 최대의 존경과 감사를 표하고 싶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에는 진보와 보수가 구분이 없는 모두가 함께 하여 해결해가야 할 우리 모두의 과제이다. 이에 우리는 앞으로 세워지는 ‘평화의 소녀상’ 지킴이가 되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올바른 역사인식 확립, 평화를 향한 열린 교육의 장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도록 지키고 가꾸며 활동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활동을 위해 이번 건립식을 시작으로 소녀상 근처 사무실 한 켠에 ‘워싱턴 정의기억 공간’을 만들어 교육과 참여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며, 모금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오늘은 버지니아주 애난데일 지역에 소녀상을 건립하지만, 워싱턴 DC 한복판에 소녀상을 세우겠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으며 워싱턴 내 건립은 장기적인 목표로 더욱 힘있게 추진할 것이다.
그리고 평화의 소녀상이 워싱턴 동포들의 자랑이며 평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다시한번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 힘을 모아준 동포 여러분들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보낸다.
<
이재수 / 워싱턴평통 회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