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시와 다름없이 남편과 둘만의 저녁 식사를 하던 중 갑자기 호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주면서 “좋아할 것 같아서” 라며 작은 선물을 건넨다. 생일도 아니고 특별한 날도 아닌데 의아해하며 열어보았다.
앙증맞은 작은 선물을 보며 고맙다고 했더니 미니어처를 좋아하는 걸 알기에 주문했다 한다. 식사 후 설거지를 하며 나도 모르게 배시시 미소가 새어 나왔다. 생각지도, 바라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받은 작은 선물이 그 어떤 비싼 선물보다 더 크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결혼생활을 하며 가끔은 사랑을 확인하려 했던 나 자신이 부끄럽고 미안했다. 꼭 사랑한단 말을 해야만 하는 건 아니었는데 이렇게 자연스러운 행동이 진정 사랑의 언어가 아닐까 한다.
얼마 전 읽은 게리 채프먼의 ‘5가지 사랑의 언어 (The Five Love Languages)’ 에서 읽었던 인정하는 말, 함께하는 시간, 선물, 봉사, 스킨십 중 나의 사랑의 언어는 선물일까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차를 마시며 남편에게 당신의 사랑의 언어는 무엇이냐고 물으니 알아 맞춰보라 한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신혼 때 크리스마스 선물로 목도리를 몰래 떠서 선물했을 때와 남편이 즐겨 듣던 음악을 딸 피아노 선생님께 3개월 동안 배워서 단 한 사람만을 위한 독주회를 연 생일날을 좋아했다. 사실 그때는 남편을 위한 선물이었지만 준비하는 동안 오히려 나 자신이 더 즐겁고 행복했다.
어느 때부터 특별한 날이면 선물 때문에 고심하며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고 쉽게 때우려는 내 생각과 행동에 대해 반성하게 되었다.
퇴근하고 돌아온 남편에게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가 그렇게 어려운 건 아니었는데, 속상해하는 자식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는 스킨십이 그리 어려운 건 아니었는데 상대방의 사랑의 언어를 알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사람마다 각자의 표현방식이 다르고,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없을 때 상대방이 사랑을 느끼는 언어를 안다면 오해도 생기지 않고 더 나은 관계를 이어가는 최선의 답이 아닐까 생각한다.
<고영희 / 포토맥 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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