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일을 하다 보면 참 여러 종류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우선 내 고객들이 있고 상대편 부동산 에이전트들이 있다. 모기지 회사, 세틀먼트 회사, 인스펙션 회사, 은행 그리고 집수리 관련된 분들, 건물 매니지먼트 회사, 변호사, 회계사 등 참 많은 종류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렇다보니 내가 하는 일이 집을 파는 일이라기보다는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되는 경우가 더 많다. 실질적으로 집을 보여드리고 선택하고 검사하고 융자를 받아서 세틀먼트하는 일은 아주 기본이 되는 일이다. 그리고 제대로 부동산업을 하기 위해서는 그 외에 참 여러 가지 다양한 분야까지 다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갑자기 에어컨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그런 경우 왜 에어컨이 안 나오는지 문제점을 파악해야 하고 어떻게 하면 수리가 가능한지를 알고 거기에 필요한 곳에 연락을 해야 한다. 집을 수리할 때도 그냥 무작정 수리를 해주는 회사를 불러서 맡기는 것이 아니라 어떤 곳을 어떻게 수리해야 좋은지,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이나 색, 종류는 어떤 것인지, 이 동네 사람들이 좋아하는 또는 유행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파악하고 그렇게 집을 꾸며야 한다.
집을 구입할 때도 마찬가지다. 부동산의 가장 기본이 되는 좋은 집 선정은 당연히 잘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이후에 융자를 신청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집 검사, 그리고 그 외에 필요한 여러 가지 사항까지 부동산이 전부 다 꿰차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지 내 고객이 질문을 할 때, 내 고객이 집에 관련된 다른 사항이 필요할 때 필요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민 사회에서 살고 있다. 이런 이민사회의 특성상 우리는 한번 맺은 인연으로 참 여러 가지 일을 한다. 그리고 아주 많은 경우 부동산은 단순히 집 매매과정에만 참견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교육문제, 직장문제, 심지어는 신분문제까지 참 많은 일에 대해서 조언을 해 줘야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법적인 문제나 세금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의견을 따라야 하지만 하다못해 전문가를 소개해 주는 것까지 부동산 에이전트가 해야 할 일이 되어 버리는 경우가 참 많다. 특히 한국에서 갓 이사 오신 분들은 더욱이 그러하다.
이렇듯 만나는 사람도 많고 만나야 하는 사람도 많고 알아야 할 것도 참 많다. 어떤 때는 정말 너무 바쁘다. 전화도 너무 많이 하고 이메일도 너무 많이 쓴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한숨 돌리고 가만히 생각해보면 오늘 내가 그렇게 많을 일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돈이 되는 일은 하나도 못하고 들어오는 날이 허다하다. 부동산 중계로 돈을 벌어야 하는 내가 할 일을 하나도 안하고 남들 뒤치다꺼리만 해주다가 집에 돌아오는 날이 참 많다는 것이다.

그래도 이렇게 뒤치다꺼리를 해 드려도 고마워하고 나중에 기회가 될 때 다시 찾아주고 주위 분들 소개해 주고 하는 맛에 이런 일을 한다. 그런데 가끔 힘이 빠질 때도 있다. 바쁜 와중에도 좋은 마음으로 이런저런 일을 도와 드렸는데 나중에 집을 매매할 때는 엄한 회사와 계약을 한다.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다시 나한테 연락이 온다. 도와달라고. 물론 이런 경우에도 도와는 드리지만 마냥 행복하지는 않다.
기쁜 마음으로 도와드리고 기쁜 마음으로 다시 나를 찾아주는 그런 고객에게 전화가 왔다. 오늘은 이만 마쳐야 하겠다.
문의 (703) 496-4989, (410) 618-4989

<라니 리 / 일등부동산 뉴스타 세무사·Principal Bro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