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약에 대한 부담감, 과연 안전할까?
가끔씩 한약을 먹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지닌 환자들을 마주할 때가 있다. 이전에는 한약에 대한 부담의 대부분이 비용에 대한 부담감이었다면, 요즘은 한약을 먹는 것에 대한 안전성에 대한 불안함이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듯도 하다. 물론, 요즘처럼 하루가 멀다 하고 여러 먹거리들에서 검출되지 말아야 할 것들이 검출되었다는 식의 소식을 반복해서 자주 듣다 보면 그런 마음이 드는 것도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한약에 대해 불필요한 정도의 오해는 한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 오늘은 한약의 안전성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풀어보려 한다.
▲한약재는 간에 부담이 된다?
일단 이런 한약에 대한 오해(?)가 만연하게 퍼지게 된 계기를 찾자면 아무래도 미디어를 통해 종종 접하는 중국산 한약에 대한 안 좋은 소문들이 첫째일 것이며, 그 다음으로는 다른 분야 의료 종사자들의 입을 통해 듣는 ‘한약의 위험성에 대한 편견’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 대부분의 한약이 간에 큰 부담을 줄까? 통계적으로 살펴본 결과에 의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 적어도 우리가 매일 먹는 반찬만큼은 안전한 한약재
일단 한약재의 대부분은 이미 우리가 매일 같이 일상의 밥상을 통해 섭취해 온 반찬과 겹쳐진다는 것을 우선 생각해 보자. 대부분의 한약재명이 중국식의 한문으로 된 이름을 사용하기 때문에, 왠지 한약재란 우리가 일상에서는 접하기 힘든 특별한 약초처럼 느껴지기는 하지만 말이다.
예를 들어 소화 관련 질환에 자주 사용되는 한약재 ‘의인’은 사실 우리가 차로 즐겨먹는 ‘율무’의 다른 이름이며, 기침과 가래에 쓰이는 ‘길경’은 도라지를 의미하고, 간독성이나 불면 치료에 자주 쓰이는 ‘갈근’은 칡뿌리를 가르킨다. 이처럼 한국인이나 중국인의 식문화에서 한약과 음식은 사실상 그 구분이 거의 무의미 하다. 그리니 정말로 대부분의 한약재가 간에 부담을 주고 있다면, 우리는 이미 매일같이 간에 큰 부담을 주는 음식들을 수십년간 섭취해 오고 있다는 이야기인데 이는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 그래도 위험한 한약이 있지 있을까?
그렇다고 모든 한약이 절대 간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한약재는 독성이 없어 우리가 음식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개중에는 여러 이유로 음식으로는 사용하지 않고 꼭 한약으로서만 사용되는 약재들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한약물 중 강력한 알칼로이드 성분이 있거나 약성이 맹렬한 것-부자, 천오, 초오, 대극, 감수, 원화, 각종 광물질 등-들은 장복할 경우 간에 독이 될 수 있다. 또 이밖에 육두구 같은 한약재는 그 자체에 독성이 없지만 수년씩 장기복용을 하게 되면 드물게 간에 부담을 주는 임상례가 보고되어 있는데 이는 한약재 자체보다는 특이 체질에 기원한 알레르기 반응인 경우가 많다.
▲제대로만 다루면 독초도 약이 되고, 잘못 다루면 약초도 독이 된다
이처럼 대부분의 탕약은 기본적으로 인체에 무해한 ‘음식’으로 구성되지만, 개중에는 분명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처방이나 한약재들도 있을 수는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한의사라면 이러한 약재들은 이미 숙지하고 있음으로 실제로 한의원에서 간에 무리가 가는 처방을 무리가 갈 만큼 환자에게 복용시키는 경우는 거의 희박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는 많은 이가 습관적으로 상시 복용하는 진통제나 수면제 계통의 약들 대부분이 성분으로는 간에 큰 부담을 주지만, 적합한 교육을 받은 의사나 약사의 지시에 따라 복용할 때 실제적인 불상사는 거의 일어나지 않음을 생각하면 쉽게 깨달을 수 있다. 독성이 있는 물질이라도 다루는 자가 그에 적합한 지식이 지니고 있다면 그것은 더 이상 독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물며 양약에 비교해 처음부터 원재료로서의 독성이 현저하게 적은 한약재라면 그 안전성은 사실 더욱 더 높아지게 된다.
문의 (703)942-8858
<
정호윤 / 예담한의원 원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