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허의 대명사였던 다윗의 변질은 그가 통일 이스라엘의 군주로 등극한 후 실시한 인구조사 때 나타났다. 하나님이 금한 인구조사(서열화 작업)로 인해 다윗의 겸손은 여리고성처럼 무너져 내렸다. 다윗의 위대함은 번호 매기는 관료적 욕망 때문에 순간에 와해되었다.
앤디 그로브(Andy Grove)는 인텔의 전설적인 CEO다. 그는 모든 평직원과 함께 칸막이를 한 좁은 공간을 집무실로 쓰며, 회사 주차장에 CEO 자리를 따로 지정해 두지 않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인텔의 지정석 없는 주차정책은 번호 매기는 사회(numbering society)에 대한 반기를 든 것이나 다름없다.
로버트 풀러의 ‘Somebodies and Nobodies' 중에서
서울 강서구 주민들이 특수학교(장애자를 위한 공립학교) 설립을 반대한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는 그 지역에 특수학교가 들어서면 집값 서열이 하락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학군 서열이 나빠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돈이 되는 국립 한방의료원 유치는 대 환영이지만 특수학교 설립은 결사반대라는 것이다.
새 다리 건축 감독을 맡은 시 감독관이 다리를 왕래하는 주민의 숫자를 파악할 청년 조수를 소개받았다. 전쟁에서 부상을 입고 돌아 온 청년인데 말수가 적고 성실해서 마음에 들었다. 감독관과 청년은 매일 다리 양쪽 끝에 서서 통행하는 사람의 숫자를 적었다.
하루 통계를 비교해 보면 꼭 한 사람씩 차이가 났다. 변함없는 ‘한 사람의 차이’가 궁금했던 감독관이 마지막 날 청년에게 물었다. ‘왜 매일 꼭 사람씩 차이가 나는가’ 청년 조수는 얼굴이 상기된 채 대답했다. “아침마다 저와 교제하는 여성이 다리를 건너 직장에 갑니다. 이 여성은 제가 가슴 깊이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결코 군중의 숫자 안에 포함시킬 수 없었습니다.”
마틴 부버는 말했다. “인간에겐 두 종류의 관계가 있다. ‘나-너’의 관계와 ‘나-그것’의 관계다. ‘나-너의 관계는 인격과 사랑의 관계이고, ’나-그것‘의 관계는 거래와 이익추구의 관계이다. 인간관계의 비극은 ’나-너‘의 관계를 잃는 것에서 비롯된다.” 신약성경은 말한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
김창만/ 목사·AG뉴욕신학대학(원)학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