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폼페이오 “모든 나라가 협력할 때”, 트럼프도 시진핑과 통화 후 비판 자제
▶ 양국 대사도 덕담…전문가 “감염자 급증하는 美, 中 의료물자 수입 필요해”
"갑자기 '우한 바이러스'라는 말이 더는 들리지 않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 소재를 놓고 치열하게 다투던 미국과 중국이 갑작스럽게 '휴전'에 들어갔다고 AFP 통신이 7일 보도했다.
공공연히 코로나19를 "우한 바이러스"라고 부르며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 공동성명에 이를 명기하려고 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변신이 분위기 반전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기자들로부터 중국에 관한 질문을 받자 "우리는 이 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대유행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지금은 모든 나라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해야 할 때"라고 답했다.
역시 "중국의 바이러스"(Chinese Virus)라는 표현을 즐겨 쓰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2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 이후 한층 누그러진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통화 후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우리는 긴밀히 일하고 있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날도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 중심적"이라며 미국 정부의 자금 지원 보류를 시사하기는 했으나, 중국을 향한 직접 비판은 자제했다.
양국 대사들의 덕담 주고받기도 이런 기류에 힘을 싣고 있다.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대사는 지난 3일 대사관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계정 등을 통해 "앞으로 함께 나아가자"라는 제목의 공개서한을 올려 중국의 의료물품 대미 수출 지원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에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는 6일(미국 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우리는 가장 어려운 시기에 뉴욕을 비롯한 미국 등 많은 곳에서 우리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을 항상 기억할 것"이라면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미중 협력을 강조하며 화답했다.
지난달 12일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트위터에 "미군이 우한에 코로나19를 가져온 것일 수 있다"고 주장해 미국 정부의 화를 돋운 지 한 달 만에 180도 달라진 태도를 보인 것이다.
미중 화해의 이면에는 미국의 감염자 급증 사태가 자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의료물자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수입 마스크의 절반 등을 생산하는 중국을 필요로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엘리자베스 이코노미 미국외교협회(CFR) 아시아연구소장은 "워싱턴은 베이징이 대미 의료장비 수출을 금지할 정도로까지 사이가 멀어지게 만들기를 원하지 않는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발원지에서 '후원자' 역할로 변신을 꾀하는 중국으로서도 미국과의 갈등은 득이 될 게 없다고 통신은 진단했다.
국무부 산하 여론공작 대응부서인 '글로벌 인게이지먼트 센터'에 따르면 중국의 국영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미국에 코로나19의 책임이 있다'는 식의 음모론은 이미 사라진 상태다.
전직 미 대통령들의 아시아 고문을 지낸 더글러스 팔 카네기 평화연구소 부원장은 "중국의 목표는 트럼프를 조용히 시키고 불필요한 피해 발생을 예방하면서 미중 사이의 채널을 계속 열어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중 화해 무드가 얼마나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코로나19 사태 전부터 무역, 인권, 남중국해 군사기지화 등의 여러 전선에서 중국과 충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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