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임종은 화려했습니다. ‘그만하라’는 절규! 안타까운 함성과 몸살치는 아우성. 당신 향한 마음뿐! 공권력 저지 할 수 없는 이들의 떨리는 몸짓. 텅빈 뇌와 마음이 한 목소리로, 온 몸과 심장으로, 허공 향해 활활 타는 기도의 군중 속에서 죽음 당한 당신의 임종은 특별했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숨길이 끊어진 그 순간 찬란한 복수를 했습니다. 감히 ‘찬란하다’는 단어를 쓰고 싶습니다. 온 세상의 인간이 살인마를 저주하고, 주리를 틀고 온몸에 창 칼 꽂아 짓누르며 분노했습니다. 어느 정성이 어떤 사랑이 피한방울 섞히지 않은 당신의 죽음을 이렇듯 함께 느끼며 통곡 할 수 있습니까?
인간의 가치를 생명의 소중함을 반납한 지옥의 사자에게 완벽한 복수를 했습니다. 몇 억 겁 세월의 부딪침에서 어느 고비에 얽히고 엇갈린 악연의 뿌리였을까요? ‘I can’t breath’ 생명을 사랑한 평화시위 무리들! 시멘트 바닥에 엎드려 몸부림치며 신음처럼 쏟아내는 ‘숨쉴 수 없다’ ‘숨쉴 수없다’ 인간회복의 외침이 우주를 울렸습니다.
죽음은 호흡 끊김이라는 것. 오직 호흡지간에 우리 삶과 죽음이 달려있다는 것. 만인이 눈과 마음으로 목격한 당신의 죽음에 전율을 느꼈습니다.
이 허무한 생명. 그리고 한없이 소중한 생명체. 조금만 성찰하면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세상 태어나 우리 살아가는 발길마다가 업이고 죄입니다. 서로 도움 없이는 한발짝도 내디딜 수 없는 존재입니다.
인종차별 없는 세상, 평화롭고 평등한 세상. 이 바람직한 세상을 꿈꾸는 이들이여! 끝없이 여울지는 눈물의 모퉁이에서 원하면 이룰 수 있는 평화마음이 함께 흐르고 있음을 느낍니다.
이제 당신은 원한의 그물 벗어나, 사랑으로 승화되는 과정의 험난한 여정 같이 걷게 될 것입니다. 억울함. 절망. 좌절. 넘어야 할 산이고 건너야 할 강이며 바다입니다. 험난한 산맥과 풍랑의 바다 역시 우리가 만든 장애물인지 모릅니다. 선함과 사랑의 씨앗 우리 모두는 지니고 있습니다.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소중하게 여기는 자양분은 그 씨앗을 움트게 합니다. 오랜 세월 자아성찰 할 여유 없이 지냈습니다. 내가 일어서야 한다,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동굴에 갇힌 채로 말입니다.
이 세상에 펼쳐진 모든 것이 내 것 아닌 우리의 것 되어 자리이타(自利利他 다른 이를 이롭게 하는 것이 곧 자신을 이롭게 한다)의 이치를 깨달을 때 비로소 피워낼 수 있는 평화의 꽃입니다. 함성만으로 이뤄질 수 없는 것입니다. 정의의 외침과 조금씩 나를 비워내고 욕심의 먼지 털어낸 다짐속에 평등의 구조물은 세워질 것입니다.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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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원/뉴욕불교방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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