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 그믐날 하루 종일 인산인해를 이루던 북해정이 문 닫을 10시가 되었을 무렵이다. 남루한 옷을 입은 한 중년 부인이 초등학생쯤 되 보이는 두 아들을 데리고 머뭇거리며 들어오고 있었다. “저어, 우동 한 그릇만 시켜도 될까요?”
안주인은 머리를 꺄우뚱 거렸다. 아이들까지 세 사람인데 우동 한 그릇이라니... 하지만 그 순간 이들을 민망하게 하지 말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짐짓 명랑한 목소리로 주방에 있는 남편을 향하여 소리쳤다. “우동 한 그릇.” 남편이 주방으로 들어 온 아내에게 말했다. “여보, 큰 그릇을 가져와요. 삼인 분을 넣읍시다.” “그래요.”(쿠리 료헤이의 ‘우동 한 그릇’ 중에서)
저명한 의사가 된 맏아들이 말했다. “가난한 우리 가족 세 사람이 마음을 졸여 북해정 우동집에 들어섰을 때 주인이 우리를 외면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주인 아주머니는 우리에게 친절했습니다. 우동 한 그릇 값에 삼인분을 채워주었습니다.
기대이상의 친절은 우리에게 큰 용기와 희망을 주었습니다. 나도 이 다음에 우동집 아주머니처럼 외롭고 힘든 사람들의 아픔을 이해하며 기대이상의 사랑을 베푸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마태복음 8장에 나오는 로마 백부장은 여러 명의 부하와 하인을 거느리고 있었다. 하인 중 한 사람이 중풍 병으로 죽어가고 있었다. 백부장은 예수님 앞에 달려 나와 엎드려 청원했다. “주님께서 내 집에 들어오심을 감당치 못하겠사오니 이 자리에서 말씀 하옵소서 그러면 내 하인이 낫겠나이다.“ 예수는 깜짝 놀랐다. 백부장에게서 기대 이상의 믿음을 보았기 때문이다. 예수는 그 자리에서 백부장에게 말했다. “가라, 네 믿은 대로 될지어다.”
이 세상은 제 할 일만 하는 사람, 제 일만 챙기는 약삭빠른 사람에 의해서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 세상은 로마 백부장과 북해정 아주머니와 같이 5리를 가자고 하면 10 리를 가주는 ‘기대 이상(exceeding expectation)’의 일을 하기위해 ‘한 걸음 더 앞으로 나가는(go the extra mile)’ 사람에 의해서만 변화될 것이다. 그런 사람에겐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는 복이 임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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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만/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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