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일요일에 있었던 일이다. 나에게 도움을 준 지인에게 저녁 식사를 한 번 대접하고 싶었다. 그런데 다음날인 월요일 콜럼버스데이가 나에게는 휴일이었지만 지인은 근무할 수도 있어서 부담이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반주로 한 두 잔 술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페이스북 메신저로 아래와 같은 대화를 가졌다.
나: 내일 근무하시죠?
지인: 네.
나: 그럼 저녁에 한잔이 어렵죠?
지인: 괜찮을듯요.
나: 그럼 6시 반 어때요? 장소는 저와 중간 지점 쯤.
지인: 네.
나: BBQ-- (주소)
약속 시간 보다 약간 일찍 식당으로 갔다. 내가 먼저 가서 기다리는게 예의라 생각했다. 자리에 앉아서 메뉴를 공부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참이 지나도 지인이 보이지 않는다. 궁금해 전화번호를 찾아 연락했다. 그랬더니 그 지인은 다음 날 월요일 저녁 약속이 아니냐고 되묻는 것 이었다. 지금은 다른 곳에 가 있어 올 수 없단다. 아! 나는 월요일 근무하니 일요일 저녁 식사가 부담스럽진 않겠느냐고 물었던건데…. 일요일이라고 정확하게 하지 않은 게 잘못이었다.
약속 손님이 안 오는거면 그냥 가도 좋다는 식당 측 말이 있었지만 미안하고 어차피 저녁도 해야 하니 혼자라도 먹기로 했다. 그러다가 좀 멋적어 친구를 한 명 부르기로 했다. 전화를 했더니 저녁은 먹었단다. 그러면 그냥 와서 술이나 한 잔 하라고 했다. 그랬더니 어디냐고 묻는다. BBQ--. 친구가 옛날에 살던 곳 가까이에 있는 곳이라고 했다. 기억할 것 이라고. 그럼 먼저 먹고 있으란다. 곧 나올테니.
그래서 저녁을 주문하고 먼저 먹기 시작했다. 한참을 먹고 있는데 친구로부터 텍스트 메시지가 왔다. 어디 있니? 어디긴, 식당 안이지. 손님이 많지 않아 쉽게 보일텐데. 그런데 안 보인단다. 전화를 했다. 친구는 다른 곳에 가 있었다. 친구는 자신이 현재 살고 있는 집 가까이에 있는, 나와 종종 함께 가던 또 다른 BBQ---에 갔던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왜 옛날에 살던 곳 가까이라고 했지 했단다. 식당 이름 앞 부분의 BBQ는 같은데 그 뒤를 그냥 대충 들었던 것이었다. 하루 저녁에 두 번씩이나 연거푸 소통이 정확하지 않아 일어났던 해프닝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지난 10월 초에는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감이 토마스 제퍼슨 과학고의 입학사정 정책 논의를 하는 교육위원회 실무회의 자리에서 과거에 본인이 했던 발언 중 오해 소지가 있는 부분을 하나 바로 잡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전에 입학시험의 병폐를 거론하며 시험 준비에 많은 비용을 투자한다고 지적했던 것은 투자의 노력을 기울이는 가정들을 비난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대신 그러한 투자가 꼭 필요한 것처럼 오도하는 비지니스들을 겨냥한 발언이었다는 것이다. 교육감이 이 부분에 있어서 본인의 소통에 정확성이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하는 모습이었다. 나는 교육감의 해명이 단순히 커뮤니티의 항의를 무마하기 위한 일시적 조치가 아닌 진정성이 담긴 것 이기를 바란다. 특히 최근에 열렸던 교육위원회 회의에서 교육감을 아시안을 차별하는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불렀던 주민발언자들이 여럿 되었다고 하니 말이다. 나는 교육감의 그 해명 발언이 나오기 전에 교육청의 고위 스탭을 통해 내가 느꼈던 불쾌함을 전달했다.
덧붙여 4년에 한 번씩 있는 대통령 선거에 모두가 투표하기를 강력히 권한다. 어쩌면 미국역사상 이번 만큼 더 중요한 선거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권자들이 대통령 후보자들 뿐 아니라 미국 전체, 아니 전세계에, 미국이 앞으로의 4년도 지난 4년과 같기를 원하는지 아니면 새 방향을 원하는지 그 뜻을 분명하게 알려야 한다. 유권자들이 소통을 정확히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투표참여이다. 아직 조기투표를 못한 사람들은 모두 11월 3일 본선거일에 꼭 투표하자. 아무리 줄이 길어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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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룡 / 변호사,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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