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혜영 시인 7년 만에 시집 ‘검정사과농장’ 출간
▶ 동주 해외작가상 수상작 표제로… 예술계 비판

한혜영 시인과 시집‘검정사과농장’ 표지(위쪽 사진).
한혜영 시인이 7년 만에 시집 ‘검정사과농장’(도서출판 상상인)을 펴냈다. 올해 계간 ‘시산맥’이 선정한 제5회 동주해외작가상 수상작 ‘검정사과농장’을 제목으로 한 시집이다. 동주 해외작가상은 해외에서 우리말로 시를 쓰는 시인에게 주는 상으로 윤동주 시인의 시 정신을 잇기 위해 제정됐다.
지난달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개최된 시상식 참석과 시집 출간을 위해 한국을 다녀왔다는 한혜영 시인은 “7년 만에 나온 시집이 반응이 좋아서 초판이 나온 지 20일 만에 2쇄를 찍고 왔다”고 밝혔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시집에는 ‘피는 꽃’ ‘아버지라는 극장’ ‘죽음 동호회’ ‘지붕을 얹던 수탉의 부고’ ‘미아들’ 등 총 60편의 시들이 실려있다.
시집 해설을 한 문학평론가 이성혁씨는 이 시집에는 사회비판적인 알레고리 시편들이 많이 실려 있다고 언급했다. 시집의 표제작인 ‘검정사과농장’을 두고 이성혁 평론가는 “현 사회의 어떤 풍토에 대한 비판임이 분명한데 시단이나 예술계 풍토에 대한 비판으로 읽을 수도 있다”며 “장사를 위한 거짓말, 또는 거짓 예술은 진실의 전달은커녕 더욱 ‘나쁜 전염병’을 퍼뜨릴 뿐이다. ‘검정사과농장’의 주인이 판매하는 이미지가 그러한 거짓말일 테다”고 설명했다.
한혜영 시인은 “인기에 영합하고 더 극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거짓말을 마치 진실인 것처럼 호도하는 뻔뻔한 사람들에게 경고하는 시”라고 풀이했다. 또, “생은 여전히 치열한데, 역동작에 걸린 골키퍼처럼 골대 안으로 서서히 빨려 들어가는 시간을 멀뚱멀뚱 지켜보기만 한다. 이런 난감, 이런 속수무책의 기록이라니… 계절이 깊다!”라고 시인의 말을 덧붙였다.
이성혁 평론가가 한혜영 시인의 ‘피는 꽃’을 인용해 쓴 추천글을 보면 시인에게 꽃은 ‘시’다. 그 시는 ‘사랑’이기도 하다. 시인에게 ‘사랑-시’는 “너덜너덜하게 해”질 정도로 자신의 생살을 찢으며 이루어진다. 시에 따르면, 한혜영 시인 역시 “천 갈래 만 갈래 나를 찢어서/시를 얻고 사랑을 얻었던” 것, 그 산물이 바로 이 시집이다.
플로리다에 거주하고 있는 한혜영 시인은 충남 서산에서 태어났다. 1994년 ‘현대시학’ 추천으로 등단했고 1998년 계몽아동문학상 소년소설에 당선했다. 시집 ‘태평양을 다리는 세탁소’, 뱀 잡는 여자‘, ’올랜도 간다‘, 동시집 ’개미도 파출소가 필요해‘ 등과 다수의 동화집을 출간했다. 2016년 미주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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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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