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잃고 슬픔과 실의에 차 있던 나에게 극적으로 미셸과 연락이 닿아 전화를 했다. 세입 주택을 20채나 소유하고 있으면서 가녀린 젊은 여성의 신분으로 건물 보수에서 부터 관리를 직접하고 있는 열정과 패기에 넘치는 친구이다.
지난 토요일 우린 8년 만에 눈물어린 상봉을 했다.
하이웨이로 한 시간 거리 먼 거리에서 점심때 짬을 내서 달려왔다. 전화를 했을 때도 오랜 세월 연락도 취하지 못하고 지났는데도 금방 알아차리고 인사를 하는 미셸이 너무 고마웠다. 아내의 소식을 전하자, “언니가 그립다. 어떻게 하냐!” 탄식을 내뿜었다.
음식을 드는 자리에서 ‘내가 아는 언니가 있는 데 우선 좀 도와드릴 수 있는지 알아보겠다.’ 고 핸드폰을 꺼내 한참을 어렵게 찾아 전화를 거는 거였다. 이름도 기억을 못할 정도로 수많은 지인들 가운데서 전화번호만 인식을 하고 찾아낸 거였다. 그리고 바로 오는 화요일 점심에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사람이 살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나름대로의 인연을 맺고 이어가며 사는 게 우리의 인생인데 정말 미셸과의 인연은 특이하고 운명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아 졸필을 들었다.
어제 동네 근처에 볼 일이 있어 왔다가 잠깐 시간을 내서 집엘 들렸다. 아내가 입고 애장했던 200여벌의 의상들, 체구에도 맞아야 하고 나이도 그렇고…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코트에서 부터 양장 세트 전부, 구두까지 맞춘 것 보다 더 완벽하게 잘 맞는 거였다.
한달 전, 내가 상을 당한 후 줄곧 나를 형처럼 극진히 모셔주는 목사님을 통해서 겨울 동복부터 춘추복들을 이웃에게 나눠주시라고 드리고 특별히 아끼던 좋은 것들과 코트, 구두에서 장갑까지 보관하고 있었던 게 미셸의 차지, 기막힌 임자가 된 것이다.
하늘에서도 아내가 기뻐할 것이 틀림없다고 여길 정도로 가슴이 뿌듯했고 어찌 생각하면 이렇게 나타나 나를 찾아 준 미셸이 고맙고 은인 같게 느껴진다.
한 세상 살면서 이런 인연이 또 있을 까! 내일 혹여 나의 남은 노령의 시간, 노후에 나를 거둬 줄 좋은 후견자, 반려자가 될 분을 만나게 될 런지, 결과야 어찌되건 간에 미셸의 마음 씀씀이에 가슴이 지금도 뭉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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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원/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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