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스홉킨스 의대 지나영 교수 “삶을 더 사랑하게 돼”
갑자기 피로감이 몰려왔다. 온종일 환자를 진찰해도 끄떡없었고, 에베레스트 등반에도 도전했을 정도로 강철 체력을 자부했던 그였다. 그러나 어느 순간 밥상을 차리는 간단한 일조차 힘에 부쳤고, 10분도 앉아 있지 못할 정도로 근육통과 오한에 시달렸다. 휴직계를 내고 1년을 쉬었지만 소용없었다. 2017년 병원에서 자율신경계 장애 가운데 하나인 ‘신경매개저혈압’과 ‘기립성빈맥증후군’이라는 난치병 판정을 받았다.
미국 최우수 의대의 하나인 존스홉킨스대 의과대학 소아정신과 담당의로 일하고 있는 지나영(46·사진·연합) 교수의 얘기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지 교수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병을 얻기 이전보다 이후의 내 삶을 더 사랑한다”며 “아프지 않았다면 평생 깨닫지 못했을 사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투병 생활 등을 담담하게 그린 에세이집 ‘마음이 흐르는 대로’를 펴낸 지 교수는 “말 그대로 난치병이기에 현재 의학으로는 완치 판정을 받기는 힘들 거라고 본다”면서도 “느닷없이 찾아온 역경을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어쩌면 평생에 걸쳐 투병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에서도 지 교수는 담담했다. 예전보다 많이 호전됐고 꾸준히 약물 치료와 정상 혈압을 유지하면 생명엔 지장이 없는 상태지만 증세가 악화되면 다시 입원을 해야 한다.
병마와 싸우면서 그는 세상과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대구가톨릭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2001년 하버드 의과대학과 노스캐롤라이나 의과대학 등을 거쳐 현재까지 20년 동안 수많은 환자와 마주했지만, 단 한 번도 그들과 같은 입장에 놓였던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아픔을 계기로 삼은 새로운 목표는 또 있다. 이제까지 의사로서 전력투구했던 열정의 일부를 한국의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데 쏟고 싶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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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세요. 가능하면 Internet을 이용한 말씀도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