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이민생활 에피소드 -백광 <애난데일, VA>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기간이 길어지며 음악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워싱턴 한인들이 좋아하는 애창곡 또는 마음에 위안을 주는 노래와 이에 얽힌 추억, 사연들을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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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때부터 나는 대중가요를 좋아했다. 지금도 꼰대답게 느린 저음의 흘러간 옛 노래를 좋아한다. 어쩌면 정서적 감성을 느끼면서부터 머리를 통하지 않고 바로 가슴으로 스며드는 그런 노래를 좋아했다.
어쩌다 남녀 학생들의 모임이 있으면 의례이 모두들 충분히 이해도 못하면서 어려운 가곡을 혹은 원어로 불러야만 유치한 때를, 촌티를 벗는 것으로 인식되는 시절이었다.
잊혀지지 않는 기억은 대학시절 가을 페스티벌에서 기독교 대학의 노천극장에서 용감하게 자부심을 갖고 가수 고복수의 ‘짝사랑’ “아아 으악새 슬피우는 가을인가요”를 불러 많은 놀라움과 환호의 박수를 받은 추억이 새롭다.
1953년 6.25 피난시절 서울음대 정운모 교수가 진해 해군사관학교에 출강하면서 진해고등학교에서 가르친 적이 있었다. 이때 교수가 나에게 저음의 바리톤 음색이 곱다고 그냥 지나치는 칭찬을 한 적이 있었다. 인생의 마지막을 마무리하는 지금까지 내가 부르는 내 노래는 나를 위로해 주고 격려해 주고 나의 애창곡으로 남아 있다. “아- 으악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 지나친 그 세월이 나를 울립니다. 여울에 아롱젖은 이즈러진 조각달, 강물도 출렁출렁 목이 멥니다~”
애난데일에서만 50년을 살아온 지금, 이 곳은 한인들이 오순도순 모여 사는 정든 고향 마을 같다. 뒤뜰에서 들려오는 처량한 여우 울음소리는 슬피우는 으악새 소리처럼 지나간 그 세월이 나를 울리게 하고 이젠 떨쳐도 떠나지 않는 고독이란 휘장을 벗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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