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P 통신, 사건 발생 2년 만에 경찰 보디캠 영상 공개로 과잉단속 의혹
▶ 차에서 내리기 전 전기충격기…욕설과 함께 구타 장면 찍혀
미국에서 2년 전 한 흑인 남성이 경찰에게 구타당한 뒤 숨지는 과정을 담은 보디캠 영상이 공개됐다.
당시 경찰은 유족에게 이 남성이 신호 위반으로 인해 경찰과 추격전을 벌이다 차 사고로 숨졌다고 해명했다.
AP 통신은 20일 2019년 사망한 흑인 이발사 로널드 그린(49)의 사망 당시 정황을 알 수 있는 경찰 보디캠 영상 3개를 공개했다.
그린은 2019년 5월 10일 자정을 지난 무렵 아칸소 주 경계 30마일(약 48km) 남쪽 지역에서 운전 중이었다.
신호 위반에도 그가 차를 멈추지 않고 계속 운전하자 주 경찰은 그린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추격한 뒤 멈춰 세웠다.
경찰은 그린에게 "손을 보이게 하라"고 외쳤고, 그가 차에서 채 내리기도 전에 스턴 건 (전기충격기)를 되풀이해 발사했다.
그린은 "죄송하다. 무서워서 그랬다. 나는 당신의 형제다. 나는 겁에 질렸다"라고 말했지만, 경찰은 바닥에 쓰러진 그린에게 욕설을 하면서 얼굴을 구타하거나 발로 차기도 했다.
이어 그린의 얼굴을 바닥으로 한 채 등 뒤로 수갑을 채웠다. 한 경찰은 그에게 "멍청한 놈"이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또 다른 경찰은 "이 녀석의 피가 온몸에 묻었다. 빌어먹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에 걸린 놈이 아니었으면 좋겠는데"라고 말하면서 물수건으로 손을 닦기도 했다.
그린은 바닥에 엎드린 채 신음을 하며 9분 이상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의식을 잃고 머리에서 피를 흘린 채 구급차의 들것에 실리는 모습이 영상에 찍혔다.
이번 영상은 법무부 인권파트가 검찰 및 연방수사국(FBI)과 함께 그린의 죽음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가운데 유출된 것이다.
앞서 경찰은 그린의 사망 당시 유족에게 자동차 추격전 끝에 그린이 나무를 들이박아 죽었다고 밝혔다.
그린의 모친인 모나 하딘은 왜 경찰이 그린을 추격했는지를 물었지만, 경찰은 몇 달간 이에 대한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루이지애나주 경찰은 추후 내놓은 성명에서 "그린이 체포에 저항하면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직후 그린이 아무런 반응이 없어 병원에서 옮겨지던 도중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그린의 딸은 지난해 5월 경찰관 등을 대상으로 불법 사망 책임을 묻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고, 연방 정부에서 조사를 시작했다.
하딘은 AP 통신에 "그는 살해됐다. (살인은) 계획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린 가족의 법률 대리인은 이번 영상은 지난해 백인 경찰관에 의해 죽은 조지 플로이드의 그것과 많은 점에서 같은 특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루이지애나주 경찰은 영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이번 영상이 정식 공개가 허락되지 않은 것인 만큼 공정한 조사 결과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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