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황제의 병’이라고 불리던 통풍(gout)은 기름진 음식과 술을 마실 수 있었던 귀족 계층에서 흔했다고 하는데 요즘은 서구화된 식생활로 인해서 미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에게도 통풍을 흔히 볼 수 있다. 통계에 의하면 미국인의 약 1%가 통풍을 앓고 있고 40-50대 남성에서 흔하고 여성에게는 드문 질병이다.
개인사업을 하는 50대 초반의 전모씨는 밤에 잠을 자다가 발가락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 통증이 너무 심했던 나머지 잠에서 깨어나서 보니 오른쪽 엄지 발가락이 심하게 부어 있었다. 지난밤에 한국에서 온 고등학교 동창과 어울려서 술을 마시고 들어왔는데 취기에 발가락을 다쳤다고 생각하고 응급 약장속에 있던 타이레놀 두알을 꺼내 삼켰다. 하지만 통증은 전혀 가라앉지 않고 계속되었고 통증은 점점 더 심해져서 밤새 잠을 한숨도 잘 수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병원을 찾아왔다.
전씨는 평소에 고혈압을 앓았지만 약물로 잘 조절되고 있었고 고지혈증으로 2년전부터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담배는 피우지 않지만 술은 가끔씩 마시는데 한번 마시면 과음을 하는 편이었다. 운동은 평소에 열심히 했지만 육식을 즐겼다.
검진상 전씨의 오른쪽 엄지 발가락 상단부는 심하게 부어 있었고 열이 많이 났고 만질때 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엑스선 검사상 골절은 없었다.
전씨는 통풍성 관절염(gouty arthritis)으로 진단을 받고 통풍에 관한 약을 시작했다. 전씨의 증상을 즉시 호전이 되었고 그 다음날부터 업무를 시작할 수 있었다. 혈액 검사상 혈중 요산 농도가 높게 나왔고 이에 따라 전씨는 예방적 목적으로 통풍약을 계속 복용하도록 권유를 받았다.
통풍(gout)이 생기는 원리는 혈중 요산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을때 요산 결정체(urate crystal)가 만들어 지는데 혈액속의 백혈구에 이 결정체가 반응하면서 심한 염증 반응이 일어나는데 이 때문에 관절이 붓고 화끈화끈 달아오른다. 흔히 발생하는 부위는 족관절등인데 드물게 무릎 관절에 생기기도 하고 신장이나 요로 부위 요산이 침착해서 요로 결석을 만들기도 한다. 통풍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인 요산은 퓨린이 많이 함유된 음식(즉 동물의 내장이나 청어, 고등어와 같은 생선류)을 많이 먹는 경우에도 생성될 수 있고 우리 몸의 정상적인 대사를 통해서도 만들어진다. 따라서 음식 조절만 가지고는 예방에 한계가 있고 신체내에서 만들어지는 것을 억제하는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거 통풍 치료를 받지 못하고 오랫동안 통풍이 재발되어서 관절에 큰 결절이 형성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요즘은 조기 치료로 이러한 환자를 거의 볼 수 없다. 따라서 통풍 증상이 의심될때는 될수록 빨리 약물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영직 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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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직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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