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광복과 함께 질풍과 노도처럼 한반도에 밀어닥친 미-소 냉전의 광풍 속에 휩싸인 가운데 서양풍 사대주의 사조에 맞서 역풍을 일으킨 인물 두 사람을 들라면 북한의 김일성과 남한의 문선명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전자는 ‘주체사상’을 주창했고, 후자는 분쟁과 파쟁을 일삼는 세상의 모든 종교를 통일하는 ‘통일교(統一敎)’를 창시했으니까.
30여 년 전 영국의 TV에서 영국의 젊은이들이 통일교에 포섭 세뇌되어 이용 착취당하고 있다는 프로가 방영된 후 영국의 신문마다 ‘Moonie’라는 통일교가 반사회적이니, 가정을 파괴한다느니 야단이었다. 이 와중에 통일교 신자가 된 손자를 둔 한 영국 할아버지가 보낸 편지가 영국 신문 가디언 (The Guardian)에 실렸었다.
“내 손자는 현재 21세로 3년 전 통일교 신자가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그들의 규칙대로 술, 담배, 마약, 문란한 섹스 성생활을 기피해왔습니다. 이와 같은 규율이 반사회적이란 말입니까. 그 아이 부모 말로는 이웃들도 자식들이 술집이다 디스코다 싸돌아다니면서 마약 밀매꾼들의 밥이 되는 대신 차라리 통일교도들이 되었으면 하고 바란답니다. 내 손자는 6주마다 집에 오면 행복하고 화평한 얼굴로 집안 궂은일 다 맡아 하고, 옛날에는 긴 머리 장발에다 막 살던 아이인데 지금은 복장과 외모부터가 아주 참하고 생기 있는 딴사람이 되었답니다. 대화를 해 봐도 그가 세뇌됐다는 아무런 낌새를 찾아볼 수 없고, 그가 믿게 된 통일교의 교리가 기독교의 기존 정통파 교리와 좀 다르지만, 근본적으로는 같은 것 같습니다. 그러니 통일교가 가정을 파괴한다고 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그러고 보면 지금으로부터 60여 년 전 당시 18세에 어려서부터 주일학교와 교회를 다닌 끝에 세례 받고 침례교 신자가 되었을 때 나야말로 세뇌되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그리고 아메리카 대륙 및 호주와 뉴질랜드 원주민들의 고유한 정신문화는 백인들의 독선독단적인 종교적 과학적 물질문명의 세속적 침공을 받아왔음’을 상기시키면서 문선명 통일교 교주가 이러한 침공에 대응, 처음으로 역침투, 역선교의 역공(逆攻)을 개시한 것 같다고 미시간대 말리 마즈루이 교수는 관찰한다.
<
이태상/ 언론인>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