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섬 내 북쪽은 홍콩 정치·상업의 중심지다. 영국이 1842년 맺은 난징조약으로 청나라로부터 홍콩을 할양 받아 이 섬과 북쪽 구룡반도 사이에 초대형 빅토리아 항을 건설하면서 핵심 지역으로 부상했다. 이 시가지 남쪽 산봉우리 부근은 흔히 ‘피크’ 지역이라 불린다. 시내·바다 조망이 뛰어난 청정 지역인 데다 도심과 가까우면서도 사생활이 잘 보호돼 세계적인 부촌으로 자리 잡았다. 빅토리아 피크는 홍콩 방문자라면 한 번쯤 트램을 타고 올라가 전망대에서 야경을 감상해야 할 필수 코스로 여겨진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피크 지역 마운트 니컬슨 단지의 아파트 442㎡(127평)가 6억4,000만 홍콩달러(약 973억 원), 평(3.3㎡)당 7억6,000만 원에 팔려 단위면적당 아시아 아파트 중 최고 가격을 경신했다. 총 300억 원, 평당 2억 원에 국내 최고가로 분양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에테르노 청담’의 슈퍼 펜트하우스(488㎡)의 3배를 웃돈다. 마운트 니컬슨 단지에는 마카오 카지노 대부 스탠리 호의 두 딸을 비롯해 유명 인사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피크 지역에는 마윈 알리바바 회장, 쉬자인 헝다 회장의 집도 있다.
홍콩 집값이 비싸진 건 우선 1997년에 중국에 반환된 후 중국의 슈퍼 리치들이 이곳 주택을 대거 사들였기 때문이다. 홍콩 민주화 시위와 코로나19로 주춤해지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되면서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근본 원인은 홍콩 정부의 정책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이 홍콩을 통치할 때부터 교회를 제외한 모든 땅을 정부 소유로 하되 50년 임대권을 경매로 매각했는데 도시 주택 용지를 3.7%로 제한해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면 세금은 최소로 낮춰 최상의 경제활동을 유도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는 집값 상승을 투기 때문으로 몰아붙이며 세금 폭탄과 규제에 의존하는 오기의 부동산 정책을 펼쳐왔다. 그 결과 지난 4년 동안 서울 아파트 가격은 평균 93%(경실련 분석)나 올랐다. 집값을 안정시키려면 질 좋은 아파트를 충분히 공급하는 등 시장 원리에 따라 문제를 풀어가야 할 것이다.
<오현환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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