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해 대면 모임이 적어지면서 만남의 기회들이 확연히 줄었다. 온 세상을 충격과 혼돈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코로나 사태가 일어난 작년 초, 우리는 2021년 가을에도 이러고 있을 줄은 몰랐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낙관적인 기대를 하는 경향이 있는지라 일년 전 이맘때도 금세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올 것 같았다. 그러나 아직도 마스크를 벗고 재작년처럼 맘 편하게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는 것은 요원해 보인다.
그래도 젊은 층은 그나마 낫다. 나는 작년 초 이런저런 화상미팅을 세팅했다. 그것을 통하여 수강도 하고 회의도 해오고 있다. 교제가 목적인 만남도 그닥 무리가 없어졌다. 처음에는 어색하여 심적 불편함이 많았으나 이젠 오히려 그 반대가 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사람들을 오프라인으로 만나지는 못했으나 사회적 고립이나 외로움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은 없었다. 문제는 어르신들이다.
나는 한국에 홀로 계신 아버지께 태블릿을 하나 보내드리고 익숙해질 수 있도록 조카에게 도와드리라고 했다.
우여곡절 끝에 화상미팅이 연결이 되었지만 팔십이 넘은 아버지는 매일 헤매셨다. 바로 옆에 도와줄 젊은이가 없는 상황에서는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없었다. 지난 봄 한국을 방문하여 직접 본 상황은 더 답답했다. 코로나 취약 계층인 부모님 나이의 어르신들은 갈 곳이 너무 없었다. 다니던 교회도 노년층만 아무런 모임이 없었다. 아파트 노인정은 꼭꼭 빗장이 닫혀있었다. 아버지께서는 즐겨 다니시던 모임이 멈춰버리니 낙이 없어 보였다.
이 시기가 길어지면서 ‘코로나 블루’라 불리는 정신적 피해는 어르신들께 가장 타격이 커보인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이 허락하는 한 가급적 밖에도 나가고 사람들을 만나려는 노력을 부단히 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각기 다른 관점과 철학을 가지고 사는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지내야 편협해지지 않고 젊은 세대를 이해하는 아량이 넓어지겠다는 생각이다. 내 가족만 보며 집에 갇혀있는 삶 속에서 마음은 우울하고 몸은 더 약해지는 악순환이 계속 되는 것 같았다.
자꾸 나가서 걷고 만나고 좀 웃고 그렇게 지내야하는데 외로우실 내 아버지를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친구들의 연세 드신 부모님 이야기를 들어도 다 비슷한 형편이었다. 코로나거 종식되어야 마스크 벗고 누구든 속 편하게 만나지. 어서 그날이 속히 오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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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아라 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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