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미국의 흑인 민권운동을 촉발한 에멧 틸 린치 사건이 당국의 거듭된 재조사에도 불구하고 미제사건으로 남게 됐다.
6일 CNN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최근 에멧 틸 사건에 대한 재조사 결과 별다른 성과 없이 사건을 종결하기로 했다.
1955년 14세 흑인 소년 에멧 틸이 미시시피의 한 슈퍼마켓에서 계산대에 있던 20세 백인 여성 캐럴린 브라이언트 던햄에게 휘파람을 불고 집적거렸다는 이유로 던햄의 남편과 의붓형제로부터 납치됐다.
틸은 며칠 뒤 미시시피강에서 사체로 발견됐다. 머리에 총을 맞은 그의 시체는 조면기(면화에서 솜과 씨를 분리하는 기계) 팬에 묶여 있었고 곳곳에 잔혹하게 고문당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두 백인 남성은 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재판에서 던햄은 틸이 자신의 손을 잡고 "예전에 백인과 사귄 적 있었다"며 추행했다고 증언했다.
전원 백인으로 구성된 배심원들은 두 용의자에게 무죄 평결을 내렸다.
하지만 이 둘은 '룩(LOOK)'잡지와 돈을 받고 한 인터뷰에선 태연히 자신들의 범행을 시인했다.
이 사건은 마틴 루서 킹으로 대표되는 흑인 인권 운동의 도화선이 돼 미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미시시피주 정부가 재조사에 들어갔지만 공소시효 문제 등으로 해결되지 않았다.
세월이 흐르면서 두 용의자는 사망했다.
그러다 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증언했던 던햄이 자신의 발언을 철회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미 법무부가 2018년 다시 조사에 들어갔다.
2017년 발간된 '에멧 틸의 피'(The Blood of Emmett Till) 작가 티모시 타이슨이 던햄이 자신에게 재판정에서 했던 증언이 사실이 아니라고 털어놨다고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법무부의 재조사에서 던햄은 타이슨에게 그와 같은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타이슨은 던햄의 발언은 녹음하지 않았고 던햄과 언제 인터뷰했는지 특정하지도 못해 그의 주장을 뒷받침할 물증이 없다는 것이 법무부의 판단이다.
법무부는 던햄으로부터 에멧 틸 살인 사건의 전반적인 내용에 대한 진술을 받지도 못했다.
타이슨은 CNN에 전달한 이메일 성명에서 "던햄은 자신의 진술 번복을 부인하고 있지만 이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며 "나는 광장 한복판에 서서 진실을 말하고 있으며 단단한 증거 위에 서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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