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환풍구에는 수년 전부터 새까만 딱새 부부가 살고 있다. 둘 사이 얼마나 금슬이 좋은 지 주둥이 노란 새끼를 여럿 두더라. 하루는 그 딱새 부부의 자지러지는 울음소리에 마당에 나가보니 눈도 채 뜨지 않은 새끼 한 마리가 마당에 떨어져 있더라. 다행히 다친 데가 없기에 가져다
돌보아주는데 그것을 못마땅히 여겼는지 딱딱거리며 부부 함께 저공비행 하며 온 동네를 울며 다니더라. 여러 새끼 중에 말썽쟁이 하나 포기할 만도 하지만 그러지 아니하고 안타까워하더라. 작고 새까만 딱새이지만 그들의 애틋한 자식사랑이기에 내가 사다리를 놓고 둥지 안으로
그 말썽꾼 새끼를 넣어주니 그들 가족의 사랑 분위기가 충만 하더라. 나는 수년 째 딱새 가족에게 방해가 될까봐 환풍기를 가동하지 않고 조금 덥지만 그들과 함께 살고 있다.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그들 가족을 지켜볼 것이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그들 가족이 떠나 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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