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계 종사자 많고 대가족 긴밀 유대 성향”
▶ 증오범죄에 고통 가중
미국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이 아시아계 미국인에게 더 혹독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인종 사회인 미국에서 흑인이나 라틴계보다 소수인 아시아계가 코로나19 감염에 가장 취약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24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20년 시작된 미국의 코로나19 대유행 첫 석 달 동안 뉴욕시 공공병원의 코로나19 확진자 중 인종별로는 중국인의 사망률이 가장 높았다”고 보도했다. 팬데믹으로 미국 국민 모두 고통을 받았지만, 특히 아시아계 미국인의 희생이 컸다는 것이다.
아시아계 미국인의 높은 코로나19 사망률은 특유의 거주자 구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독립세대가 많은 다른 인종과 달리, 아시아계의 경우 부모·자식 등 서로 다른 세대가 공동 거주 등 가족간 유대 관계가 강하다. 뉴욕대 아시아계 미국인 건강연구센터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시아계 미국인의 최대 30%가 다른 세대와 거주한다. 코로나19의 가족 내 전파로 고령층인 부모·조부모 세대가 감염돼 위증증ㆍ치명률을 높일 가능성도 그만큼 크다고 본 셈이다.
의료계에서 아시아계 인종이 종사하는 비중이 유독 높은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FT는 진단했다. 같은 연구 결과를 보면, 아시아계 미국인 가정 중 17.7%는 한 명 이상 의료계 종사자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의료인은 다른 직종에 비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아 감염 가능성이 크고, 가족 내 전파 확률도 그만큼 높다는 분석이다.
아시아계 미국인의 고통은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높다는 점 외에도 감염병 발원지라는 사회적 비난을 받으며 가중됐다고 FT는 분석했다. 특히 중국계 미국인은 팬데믹 기간 동안 더 많은 인종차별적인 위협과 공격을 받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팬데믹을 중국 탓으로 돌린 것도 중국계 미국인을 향한 분노가 표출되는 요인이 됐다. 아울러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미국 내 음식·숙박산업이 큰 타격을 입었는데, 이 분야 4분의 1을 아시아계 미국인이 소유하고 있던 탓이라는 분석도 더해졌다.
일리노이주 시카고 차이나타운의 ‘더 나은 중국계 미국인 연합’ 소속 그레이스 찬은 FT에 “차이나 타운 내 모든 서점이 문을 닫았고, 영세상점 다수는 폐업했다”며 “일부 노인들은 2년간 외출을 삼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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