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2월에 열린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은 한국 사회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당시 쇼트트랙 남자 1,500m에 출전한 김동성은 미국 대표팀 안톤 오노의 '할리우드 액션'으로 금메달을 놓쳤는데, 이는 반미 정서에 기름을 부었다.
반미 감정은 그해 6월에 발생한 미군 여중생 압사 사고로 폭발하면서 많은 국민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오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반미를 외치는 목소리는 거의 사라졌다.
그런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을 연상케 하는 미묘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시작은 개회식에서 나왔다. 중국은 한복 차림의 출연자를 소수 민족으로 표현해 논란을 일으켰다.
한복 논란은 스포츠계를 넘어 정치권까지 번졌고, 여야는 연일 중국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효자종목 쇼트트랙의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중국은 5일 쇼트트랙 첫 메달 레이스인 2,000m 혼성계주에서 석연치 않은 심판판정으로 결승에 진출했고, 금메달까지 거머쥐었다.
예선에서 떨어진 한국은 심판 판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대표팀 구성원들은 중국에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맏형인 곽윤기(고양시청)는 6일 공식 훈련을 마치고 전날 혼성계주에서 발생한 심판 판정에 관해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중국은 준결승에서 선수 간 터치를 하지 않았는데도 실격 판정을 받지 않았다"며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가 그런 상황이었다면 결승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곽윤기는 개회식 전에도 중국의 홈 어드벤티지를 예상했다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 네티즌들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는 해당 내용을 고스란히 공개했다.
사실 한국 대표팀과 중국 대표팀의 감정은 대회 전부터 미묘했다.
중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을 이끈 김선태 감독과 한국 출신 레전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 기술코치 등 한국 지도자를 대거 영입하며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을 정조준했다.
또한 중국은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국가대표 자격정지를 받은 한국 쇼트트랙 에이스 출신 임효준(중국명 린샤오쥔)에게 러브콜을 보내 귀화시켰다.
임효준은 올림픽 출전권을 얻지 못했지만, 연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을 응원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중국은 판정 논란 속에 첫 금메달을 차지했고, 한국 선수단은 적개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올림픽 쇼트트랙에서 한국과 중국의 경쟁 구도는 피할 수 없다. 두 팀은 앞으로 남은 8개의 금메달을 놓고 싸워야 한다.
경쟁 과정에서 판정 논란이 발생해 반중 정서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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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우려스럽다는지 반중 당연한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