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만 15세에서 17세로 올리는 방안…발리예바 사태 재발 방지책
(베이징=연합뉴스) ‘도핑 파문’을 일으킨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카밀라 발리예바가 1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해 점프한 뒤 착지에 실패하고 있다.
내년부터 피겨스케이팅 시니어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최소 연령이 기존 만 15세에서 만 17세로 높아질 가능성이 생겼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집행부는 18일(한국시간) AFP통신의 관련 질의에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의 시니어 대회 참가 연령을 높이는 방안을 올 연말 (이사회) 투표에 부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AFP는 "이는 도핑 양성 반응을 보이고도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 사건으로 인한 것"이라고 전했다.
AFP는 "발리예바가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나이가 만 16세 이하로서 세계반도핑기구(WADA)에 규정된 정보공개 보호 대상자였기 때문"이라며 "ISU는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대회 출전 연령을 만 17세로 올리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ISU는 7월 1일을 기준으로 만 15세가 되면 올림픽, 세계선수권 등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국제대회 출전 자격을 준다.
성인이 되지 않은 선수들에게 시니어 대회 출전권을 주는 이유는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선수들의 선수 생명이 짧기 때문이다.
대다수 선수는 10대 중후반에 기량이 만개하고 20대가 되면 은퇴한다.
문제는 피겨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연령대와 WADA가 규정한 보호 연령대가 겹친다는 것이다.
WADA는 만 16세 이하의 선수에겐 낮은 수위의 징계를 내린다. 약물 복용에 관한 자기 주도권이 없고 도핑 관리에 실수를 범하기 쉽다는 이유 때문이다.
2006년 4월 26일생인 발리예바가 도핑 양성을 보이고도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었던 이유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WADA, ISU는 발리예바의 올림픽 출전을 불허했지만,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WADA의 보호대상규정을 거론하며 발리예바의 출전을 허가했다.
일각에선 발리예바의 선례로 만 16세의 어린 선수들이 도핑 문제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도핑 검사에서 발각이 되더라도 보호 규정에 따라 올림픽 등 대형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ISU는 제2의 발리예바 사태를 만들지 않기 위해 시니어 출전 자격 연령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출전 자격을 만 17세 이상으로 올리면 피겨스케이팅계는 적지 않은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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