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엿새째 산불 진화 속 주권 행사…강원 접경지·설악산서도 하산해 투표
![[투표현장] 산불 이재민·진화대원도 한 표… “새 희망 품게 해주길” [투표현장] 산불 이재민·진화대원도 한 표… “새 희망 품게 해주길”](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22/03/08/20220308195117621.jpg)
[동해안 산불] 원덕읍 산불지역 주민들 ‘소중한 한 표’ (삼척=연합뉴스)
제20대 대통령선거 투표일인 9일 산불 피해지와 접경지, 설악산 등 강원도 내 670곳의 투표소에서 차분하게 투표가 진행됐다.
도내 유권자 133만3천621명 중 52만2천266명이 지난 4∼5일(이하 한국시간) 이틀에 걸친 사전투표와 우편 등을 통해 이미 투표를 마쳤다. 나머지 유권자 81만1천355명이 이날 투표 대상이다.
산불로 삶의 터전이 한순간에 잿더미가 된 삼척, 강릉, 동해, 영월 등 산불 피해지 주민들은 황망한 와중에도 이른 아침부터 소중한 한 표 행사에 나섰다.
동해 산불 때 주택이 소실된 이재민 신원준(75)·손복예(66)씨 부부는 이날 오전 딸과 함께 소중한 주권을 행사했다.
신씨 부부는 지난 5일 강릉시 옥계에서 발생한 산불이 확산하면서 집과 창고, 저온 저장고, 벌통 300개 등 화마로 모든 것을 잃고 국가철도공단 망상수련원에서 지내고 있다.
이들은 이날 망상초등학교에 마련된 망상제1투표소에서 소중한 한 표를 던졌다.
손씨는 "산불 피해지역 복구가 원만히 이뤄져 우리도 희망을 품고 살아갈 수 있게 도와줄 후보를 뽑기 위해 투표를 했다"고 말했다.
산불 피해가 큰 산양·사곡 주민들의 투표소인 삼척시 원덕읍 제4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투표 행렬이 이어져 이날 오전 8시 현재 72명 투표를 마쳤다.
원덕읍 기곡리에서 온 진분남(84·여) 씨는 "사전투표를 하는지 몰라서 아침 일찍 동네 사람들과 다 같이 함께 투표하러 왔다"며 "투표도 했으니 돌아가서 마음 편히 쉬겠다"고 말했다.
엿새째 이어진 산불 진화에 피로가 누적된 진화 대원들도 짬을 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사곡리 산불 현장을 밤새워 지킨 한 소방대원은 "지난 4일 근무하다 출동을 해서 사전투표를 못 했다"며 "오늘 오전 9시 근무교대 후 복귀하면서 투표했다"고 말했다.
![[투표현장] 산불 이재민·진화대원도 한 표… “새 희망 품게 해주길” [투표현장] 산불 이재민·진화대원도 한 표… “새 희망 품게 해주길”](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22/03/08/20220308195117622.jpg)
(삼척=연합뉴스) 9일 오전 강원 삼척시 원덕읍 사곡리 일대 산불 현장이 연무로 뿌옇다.
접경지역에서도 소중한 한 표 행사가 이어졌다.
민통선 안쪽 마을인 철원군 동송읍 양지리·이길리·강산리 주민 20여 명은 철원평야 위로 두루미와 기러기가 날갯짓하는 이른 아침부터 동송읍 제10투표소가 마련된 양지리 마을회관으로 모였다.
접경지역에서 농사를 짓는 주민들은 입을 모아 새 대통령은 든든한 안보 속에서 생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국정을 펼치길 바랐다.
이길리 주민 김종기(59)·함명자(57)씨 부부는 "코로나19와 어려운 농업 여건으로 힘들었는데 투표소로 가는 길에 두루미를 보며 새로운 희망을 꿈꿨다"며 "당선되는 대통령은 어려운 농업 환경 개선과 튼튼한 안보에 신경 써달라"고 말했다.
설악산 중청대피소 직원들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에 나섰다.
봄철 입산 통제 기간인 설악산은 중청대피소에 5명의 직원이 교대 근무한다.
사전 투표를 하지 못한 직원들은 근무가 아닌 틈을 이용해 산에서 내려와 번갈아 가며 투표를 한다.
일부 주민들은 자신의 주소지 투표소가 아닌 곳을 찾았다가 발길을 되돌리는 사례도 목격됐다.
원주시의 한 40대 직장인은 "사전투표 때처럼 어느 곳에서나 투표를 할 수 있다고 착각한 나머지 투표소를 잘못 찾아왔다"고 머리를 긁적거렸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이날 오전 9시께 대한적십자 강원지사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부인 이순우 여사와 함께 투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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