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초 캘리포니아 주에 단비가 내렸다. 우기인 1월과 2월을 역사상 가장 건조하게 보내고 난 후, 남가주에는 올 들어 처음 내린 비였다. 하지만 이는 ‘언 발에 오줌 누기’(동족방뇨 凍足放尿)에 지나지 않는다. 22년 째 계속된 가뭄으로 황폐해진 미 서부지역은 1,200년 역사상 기록적인 ‘대가뭄’(megadrought)에 시달리고 있으며 앞으로도 몇년간 더 지속될 수 있다는 보고서가 잇달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역사상 유례없는 가뭄은 이미 알려진 대로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온난화의 직접적인 결과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작년 7월 ‘가뭄 비상사태’를 발동하고 15% 절수를 당부했으며, 바로 열흘 전에도 개빈 뉴섬 주지사는 주민과 기업체, 상점들의 자발적인 절수 협조를 호소했다. 하지만 실제로 지난 1월 주민들의 물 사용량은 2년 전인 2020년 같은 시기에 비해 오히려 2.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너무 잦은 적색경보가 울리자 ‘양치기 소년의 늑대 거짓말’ 효과로 위기감이 둔화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현재로선 이 위기에 대한 뾰족한 대책을 찾을 수 없다. 한두 해 강수량이 많다고 해서 해소될 가뭄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일단 생존을 위해 자발적으로 물을 아끼는 것 외에 방법이 없어 보인다. 샤워시간을 줄이고, 세차를 덜 하고, 양치질과 설거지 할 때 물을 틀어놓지 않는 일 등 작은 생활습관부터 바꾸는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훨씬 더 물이 많이 낭비되는 곳은 매일 스프링클러가 돌아가는 잔디정원이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물의 80%는 야외에 쏟아버리는 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잔디처럼 비생산적이고 비효율적인 공간도 없다. 집집마다 앞뒤 정원을 사시사철 푸르게 가꾸고 있지만 그 용도와 기능을 생각해보면 단지 ‘보기 좋다’는 시각적 효과 외에는 순전히 물 낭비라는 비난을 면키 힘들다. 잔디를 가뭄을 잘 견디는 캘리포니아 자생식물 정원으로 바꾸는 것이 장기적으로 물을 절약하고 환경운동에 동참하는 일이다.
물을 물처럼 쓰던 시기는 이제 지나갔다. 강제단수나 물 배급시대를 맞고 싶지 않다면 물 절약 습관이 몸에 배도록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바꿔야할 것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총 1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물은 물론 가스도 아껴 써야겠지만 이걸 지구 온난화나 기후변화로 원인을 돌리는 것은 아주 조심해야 한다. 70년대는 냉각기가 와 인류가 멸망한다고 얼마나 사기쳤나? 환경사기꾼들은 자기의 이해의 득실에 따라 늘 태도를 변경한다. 지구의 해수면이 올라간다고 사기를 치며 집은 죄다 바닷가에 짓고 호가호위 한다. 더이상 속지 말고 모든 걸 아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