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대(NYU)가 뇌사 판정을 받은 남녀 환자 2명에게 돼지 심장을 이식해 부작용 방지책을 연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 NYU 연구팀이 인간 면역체계의 거부반응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제거한 유전자 조작 돼지 심장을 뇌사 환자 2명에게 이식했다고 보도했다.

실험 대상은 심장마비로 뇌사 판정을 받은 72세와 64세의 남녀였다.

NYU 연구팀은 지난달과 이달 뇌사 환자 가족들의 동의를 받은 뒤 실험을 진행했다.

환자에게 이식한 돼지 심장은 3일간 정상적으로 기능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실험은 돼지의 장기를 인간에 이식하는 과정에서 동물 바이러스의 인체 감염을 방지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앞서 매릴랜드대 의료센터는 지난 1월 세계 최초로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 심장을 50대 남성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지만, 수술 후 2개월 만에 환자가 숨졌다.

부검 결과 환자에게선 돼지에 폐렴 등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DNA가 발견됐다. 다만 이 돼지 바이러스가 환자 사망의 원인이 됐는지는 불분명한 상태다.

WSJ은 인체에 전이된 돼지 바이러스는 환자 본인뿐 아니라 환자의 가족을 비롯해 의료진에게도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돼지 장기를 인체에 이식할 경우 미리 검사해야 하는 바이러스의 종류 등에 대한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NYU 연구팀은 인간에게 이식될 돼지의 심장이 바이러스에 노출된 적이 있는지를 판별하는 방안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돼지 장기를 이식한 환자와 의료진으로부터 채취한 혈액 샘플에서 일정 기간이 흐른 뒤 돼지 바이러스가 검출되는지에 대한 추적 연구를 할 계획이다.

한편 미국에선 뇌사자 외에도 개코원숭이를 대상으로 유전자 조작 돼지 장기를 이식하는 실험이 진행됐다.

미국에서는 장기이식 희망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대기자가 10만 명이 넘지만, 장기 부족 탓에 매년 6천 명 정도가 수술을 받지 못한 채 사망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