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영효 한양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데 병원 처방약만큼 효과가 있는 건강기능식품은 없다는 게 과학적인 연구 결과”라고 강조했다. [한양대병원 제공]
심장은 태어나 죽을 때까지 분당 60~100회 정도 수축ㆍ이완을 반복하면서 혈액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온몸에 전달한다. 그런데 심장근육(심근)에 혈액을 공급하는‘관상동맥(冠狀動脈ㆍcoronary artery)’이 여러 가지 원인으로 좁아지거나 막히는 것을 관상동맥 질환이라고 한다. 관상동맥이 좁아지면 가슴 불편감이나 가슴 통증이 나타나는 협심증으로 이어지고, 완전히 막히면 극심한 가슴 통증이 나타나면서 급성 심근경색이 생겨 돌연사할 수 있다. 임영효 한양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를 만났다. 임 교수는“관상동맥에 좁아지거나 막히는 관상동맥 질환이 발생하면 돌연사 가능성이 높다”며“이를 예방하려면 흡연ㆍ고혈압ㆍ당뇨병ㆍ이상지질혈증 등 교정 가능한 위험 인자를 조절해야 한다”고 했다.
-관상동맥 질환이 생기는 이유는.
협심증ㆍ심근경색 등 관상동맥 질환은 흡연ㆍ당뇨병ㆍ고혈압ㆍ이상지질혈증 등이 잘 조절되지 않을 때 발생하기 쉽다. 운동ㆍ스트레스 등으로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상황에서 심장근육에 혈액이 원활히 공급되지 않아 가슴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 ‘협심증(狹心症ㆍangina pectoris)’이다. 평소 계단오르기 운동을 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가슴이 아프다면 협심증을 의심할 수 있다. 때로는 여러 위험 인자로 인해 발생한 동맥경화반이 불안정해져 파열되고 혈관 속에 혈전이 발생하면 심근경색(心筋梗塞ㆍmyocardial infarction)으로 이어진다.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환자의 3분의 1 정도는 병원에 오기 전에 사망하고, 나머지는 응급실에서 사망하거나 심부전(心不全ㆍheart failure) 같은 후유증을 남기게 된다.
-‘나쁜’ LDL 콜레스테롤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데.
이상지질혈증은 관상동맥 질환의 주원인이다. 따라서 금연과 함께 이상지질혈증을 조절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이 중 ‘나쁜’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은 동맥경화증을 악화시키고, 때로는 동맥경화반 파열을 일으키기에 철저히 조절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좋은’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은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지만 ‘나쁜’ LDL 콜레스테롤은 혈관 벽에 쌓여 동맥경화를 일으켜 심ㆍ뇌혈관 질환을 일으킨다. 특히 ‘나쁜’ LDL 콜레스테롤은 동맥경화반으로 진행되거나 불안정하게 만드는 주원인이다. 동맥경화로 진행되면 관상동맥뿐만 아니라 뇌혈관, 대동맥, 사지 말초혈관 등에 다양한 질환이 발생한다. 따라서 관상동맥 질환 외에도 뇌졸중(뇌출혈ㆍ뇌경색) 등 뇌혈관 질환, 말초혈관 질환 등 우리 몸 어디에서든지 혈관 질환이 생길 수 있다.
-혈중 LDL 콜레스테롤이 많아지는 이유와 낮출 방법은.
혈중 콜레스테롤은 식품 섭취로 20% 정도 늘어나지만 간에서 80% 정도 합성된다. 드물게 유전적 원인으로 이상지질혈증이 생길 수 있다(가족형 이상지질혈증). 콜레스테롤은 청소년기 성장 발달과 세포분열을 위해 필수적인 성분이다. 하지만 성장이 끝난 사춘기 후 영양 과다 섭취와 운동 부족으로 혈중 콜레스테롤이 증가하면 혈관에 엄청난 독으로 작용한다.
나이 들면서 혈중 콜레스테롤, 특히 LDL 콜레스테롤이 상승하는데, 비만ㆍ과음ㆍ동물성 지방 과다 섭취ㆍ흡연 등이 악화 요인이다. 따라서 규칙적인 운동ㆍ금연ㆍ식이 조절 등 생활 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혈중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면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음식 조절과 운동으로 이상지질혈증을 조절하려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음식으로 흡수되는 콜레스테롤은 20% 정도이므로 식이 요법을 통해 20% 정도 줄일 수 있지만 그 이상 높으면 약물로 치료해야 한다.
-콜레스테롤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조절할 수 있나.
관상동맥 질환 위험 인자인 고혈압ㆍ당뇨병ㆍ이상지질혈증에 대한 건강식품의 역할에 대해서는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관심이 많다. 단호하게 말하자면 어떤 건강기능식품도 현재 사용하고 있는 약보다 좋은 것은 없다. 특히 콜레스테롤을 조절하기 위한 건강기능식품이 TV 등에서 엄청나게 광고하고 있지만 병원에서 처방하는 콜레스테롤 치료 약보다 효과가 좋은 것은 하나도 없고, 값도 비싸다.
물론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기본 약인 ‘스타틴’이 근육통, 간 기능 저하 등 일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담당 의사와 잘 상의해 약 종류나 용량 등을 조절하면 심혈관 질환 예방에 더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심혈관 질환 초고위험군(심근경색 등)이라면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해 경구 약을 최대 용량으로 먹었는데도 LDL 콜레스테롤 목표 수치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피하주사제인 PCSK9 억제제가 사용되고 있다. 이 억제제는 콜레스테롤 수치 저하 효과를 넘어 심근경색ㆍ사망 같은 주요 심장 사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대규모 연구 등에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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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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