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이 딱히 없어도 맨발로 내닫는 건
바람과 손잡은 파도의 오랜 비밀
푸르른 등을 미는데 흰 속곳 춤이라니!
더러는 하품이고 거품뿐인 일과라도
바위야 부서져라 껴안고 굴러 보듯
필생의 운필을 찾아 눈썹이 세었다고
파도의 투신으로 해안선이 완성되듯
모래를 짓씹으며 달리리니 라라라
지면서 매양 칠하는 노을의 화법처럼
‘파도의 일과’ 정수자
싸르락 싸르락, 명사십리 모래를 밟으러 갈 때야 맨발이 제격이죠. 해진 러닝에 속곳 춤이라도 흉볼 사람 아무도 없죠. 하지만 날카로운 절벽을 깎으러 나가실 때에도 맨발이라니요. 날마다 부서져야 사는 당신, 누가 현관 앞에서 전송할까요. 당신은 어찌 극한의 통증을 새하얀 웃음으로 터트리실까요. 바다가 푸른 건 당신의 멍 자국 때문이라는 걸 알죠. 날마다 무너져야 사는 당신, 낮아서 더 낮을 곳 없는 곳에서 쉬셔요. 일마다 수포로 돌아갔다는 당신, 아침 해안에 세운 당신의 제국을 보셔요. 건달 같은 바람과 손잡고 다니지만, 당신의 가슴이 늘 해와 달의 인력으로 부풀었다 꺼지는 걸 나는 알죠. 반칠환 [시인]
<정수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