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한국환자들을 보면서 느낀것 중 하나는 한국환자나 가족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병에 대해서 솔직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한국환자의 가족들은 불치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랑하는 가족이 어떤 병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는 것을 매우 꺼린다. 의사가 말기암을 앓고 있는 부모를 가지고 있는 가족들에게 왜 부모에게 제대로 사실을 알려주지 않는지를 물어보면 대부분은 자신의 부모가 충격받는 것을 두려워하고 괴로워하는 것을 볼수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80대 중반의 김모씨가 말기 담도암 진단을 받았다. 평소에 건강하던 김씨는 몇달전부터 소화불량 증상을 호소했는데 1주전부터는 심한 황달로 병원을 찾아왔다. 정밀검사를 통해서 담도암 진단을 받았고 수술을 할수없는 경우라는 판단이 내려졌다. 진단을 초조하게 기다리던 환자의 아들이 급히 병원으로 찾아와서 제발 어머니에게는 말기암이라는 이야기를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 이유는 어머니가 마음이 약하셔서 의사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나면 심한 충격을 받을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워낙 이런 상황을 많이 겪었기 때문에 더이상 길게 이야기를 하지는 않고 환자본인이 자신의 병을 정확히 알게되었을때 향후 치료에 어떤 도움이 될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을 했다. 또 병세가 더욱 악화되면 환자가 어떤 도움을 계속 받을수 있는지에 관한 설명도 해주었다.
말기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대개 자신이 암진단을 받으면 처음에는 충격을 받고 심한 우울증에 빠지기도 하지만 스스로 정신적으로 극복하면서 침착하게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정리하기도 하고 가족들에게 더이상 경제적, 심리적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노력을 하는것을 본다. 재미있는 것은 미국내 백인들은 대부분이 말기암 진단을 알기를 원하고 가족들도 숨기지 않고 환자에게 알리는데 반해서 소수인종, 즉, 라틴계나 중동계, 흑인들은 가족이 말기암과 같은 상황에 처했을때 한국인들과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정확한 진단을 본인에게 알리지 않거나 진단자체를 부정하는 것을 종종 본다.
환자는 자신의 질병과 그것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정보를 듣고, 치료 여부를 결정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많은 환자들은 암이 상당히 진행된 심각한 상황인데도 말기암의 치료에 대해 자신의 암의 상태에 대해서 제대로 상담을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국환자들은 희망을 잃고 치료를 포기하거나 환자가 자신의 고통때문에 괴로워하는 것이 두려워서 가족들이 환자에게 말기라는 사실을 잘 알리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환자의 나이가 많을수록 그 경향이 심하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환자의 90% 이상이 말기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대답했고, 가족의 80%가 환자에게 알리기를 바란다고 하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가족들이 환자에게 말기암 진단을 알리는데는 매우 소극적이다. 환자가 치료 방향을 결정하려면 현재 가능한 치료법, 그로 인한 이득과 부작용, 다른 대안 등 폭넓은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이영직 내과 (213-383-9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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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직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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