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중국이 남중국해의 시사군도에 위치한 융싱섬(永興島)에 지대공미사일 발사대 8기와 레이더 시스템을 전격 배치했다. 며칠 전 미 해군 구축함 커티스윌버가 남중국해 요충지에 접근한 것에 대한 맞불 조치로 융싱섬을 군사기지로 만드는 무력 과시에 나선 것이다. 당시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미군이 어떤 도발을 하든 주권과 안전을 지키는 데 필요한 모든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영어로 ‘우디섬(Woody Island)’, 베트남어로 ‘풀럼섬’으로 불리는 융싱섬은 면적이 약 1.8㎢로 서울 여의도의 3분의 2가량에 불과하다. 하지만 남중국해의 정치·경제·군사·문화의 중심지로 전략적 가치가 크다. 막대한 석유가 매장된 남중국해의 시사군도가 중국·대만·베트남 등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분쟁 지역인 만큼 융싱섬도 갈등의 한복판에 놓일 수밖에 없다. 남중국해의 약 90%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은 융싱섬 개발에 각별히 정성을 쏟았다. 1974년 이후부터 융싱섬을 실효적으로 지배하면서 공항·학교·법원·극장·은행·병원·우체국 등 민간인 정착을 위한 시설을 계속 늘린 결과 2012년 약 1,000명이었던 융싱섬의 민간인은 2020년에 2,300명으로 늘어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융싱섬에 120석 규모의 대형 훠궈(중국식 샤브샤브) 식당이 문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SCMP는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영유권을 굳히기 위해 강경한 접근과 부드러운 접근을 동시에 활용하는 가운데 이 같은 (민간시설) 건설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3년부터 남중국해에 7개 인공섬을 지어 새 땅을 32㎢나 넓힌 중국의 영토 확장에 대한 탐욕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중국은 한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의 이어도까지 자기 관할 해역 안에 있다고 억지를 부리면서 팽창주의를 노골화하고 있다. 이어도와 한중 해상 경계선을 둘러싸고 중국이 언제 난폭한 얼굴로 돌변할지 알 수 없다. 우리가 힘을 키워야 중국의 해양 침탈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문성진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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