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무부 “中고위급과 소통채널 유지 논의…미중관계 전략적 전환은 아냐”
▶ 대만 등 갈등 현안은 진전 기대하기 힘들어…북핵 문제도 논의될듯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로이터=사진제공]
지난 2월 중국 정찰풍선의 미국 본토 영공 침입사태로 전격적으로 연기됐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의 중국 방문이 4개월만에 재성사됐다.
최근 미중 간 고위급 접촉이 재개된 가운데 미국 외교사령탑이 중국을 오랫만에 방문하게 돼 미중 관계의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블링컨 장관은 오는 16일 워싱턴DC를 출발해 21일까지 중국 베이징(北京)과 영국 런던을 각각 방문한다고 국무부가 14일 공식 발표했다.
블링컨 장관은 오는 18∼19일 이틀간 베이징에서 중국 고위 관리들과 만나 미중 관계를 책임 있게 관리하기 위해 양국 간 열린 소통 채널을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국무부가 발표했다.
중국 외교부도 이날 "중국과 미국의 쌍방 협의를 거쳐 블링컨 장관이 18∼19일 중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장관의 방중은 블링컨 장관 취임 후 처음이자, 전임 트럼프 행정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이 지난 2018년 10월 다녀온 뒤 약 4년 8개월만이다.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들은 이날 전화브리핑에서 이번 방중의 목적이 미중 경쟁이 충돌로 치닫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하고 서로 오판할 위험을 줄이기 위한 소통 채널 구축이며 중국도 이런 필요를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중이 대립하는 여러 현안에서 큰 진전을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전화브리핑에서 "많은 결과물을 기대할 방문은 아니다"라며 "미중이 서로를 대하는 방식을 바꾸거나 어떤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하는 의도로 중국에 가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은 "서로의 의도에 대한 명확한 그림이 중요한 진전이며 특히 현재 미중관계에서는 그렇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캠벨 조정관은 그러면서도 고위급 소통 재개가 바이든 행정부 중국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쟁이 계속되면서 중국은 대만해협에서 쿠바에 이르기까지 도발적인 행동을 할 것이며 우리는 대항할 것"이라면서 "우리가 긴장을 관리하려면 치열한 경쟁은 치열한 외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은 그동안 미국과 동맹의 힘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면서 "지금이 정확히 치열한 외교를 할 시간이다. 이것은 전략적인 전환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미국이 동맹과 추진하는 반도체 등 첨단기술 관련 정책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블링컨 장관에게 문제를 직접 제기할 것으로 예상하며 우리는 그런 결정을 방어하고 지금까지 우리의 활동, 미래에 예상되는 활동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부는 또 블링컨 장관이 중국에서 양자 문제, 글로벌 및 지역 문제 등에 대한 협력 방안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좀비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을 비롯해 기후변화, 글로벌 경제, 우크라이나 전쟁, 대만 문제 등이 의제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한이 최근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실패한 뒤 재발사를 예고한 가운데 이번 방문이 성사돼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비롯해 한반도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지난 12일 워싱턴특파원 간담회에서 블링컨 장관의 방중과 관련, "블링컨 장관의 베이징 회담에서 북한이 현안에 오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며 "블링컨 장관은 우리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비핵화에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중국이 역할을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 방문에 이어 영국으로 이동, 우크라이나 재건 회의에 참석한다.
그는 런던에서 영국, 우크라이나 등 카운터파트와도 별도로 회동할 예정이다.
앞서 미중 양국은 작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관계가 급랭하면서 대립했으나 작년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표면적으로는 대화모드로 이동했다.
그러다가 올해 초 중국 정찰풍선 사태가 벌어진 뒤 블링컨 장관이 양국 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한 방중 계획을 출발 당일 취소하면서 다시 긴장이 고조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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