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관련 협정 이행시 복귀…약속 아닌 구체적 결과 필요”
▶ 튀르키예 소식통 “연장 가능성 희박…종료 가능성 99%
“푸틴, 크림대교 공격 보고받아…교량 복구 지시”
러시아가 전쟁 중에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한 흑해곡물협정의 사실상 종료를 발표했다. 다만, 자국 요구가 수용될 경우 협정에 즉각 복귀할 것이라며 협상을 위한 여지도 남겼다.
17일(현지시간) 타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전화회의에서 "흑해곡물협정은 오늘부터 효력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앞서 밝힌 대로 협정의 데드라인은 17일(오늘)"이라며 "불행히도 러시아 관련 사항이 아직 이행되지 않았고, 따라서 협정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협정이 중단됐지만, 러시아 관련 사항이 이행되는 즉시 러시아는 협정 이행에 복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우크라이나에서 점령 중인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에 대해 벌어진 공격은 이번 협정 종료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또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협정에 대한 입장을 이번 사건 이전에 이미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이는 항행 안전보장의 철회와, 해상 인도주의 회랑의 축소, 흑해 서북쪽 해역의 임시 위험지역 체제 복원, 이스탄불에 있는 공동조정센터(JCC)의 해체를 뜻한다"고 밝혔다. JCC는 러시아를 비롯한 협정 당사자들이 협정 이행을 총괄하기 위해 설립한 조직이다.
외무부는 또 "러시아는 약속과 보장이 아니라 구체적인 결과를 받아야만 협정 복원을 고려할 준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튀르키예의 한 소식통은 "협정 연장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며 "종료 가능성이 99%고, 양국 정상이 긴급 논의를 통해 합의를 연장할 가능성이 1%"라고 타스에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합의가 불발될 경우 협정은 종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흑해에서 곡물 수출선의 안전을 보장하는 흑해곡물협정을 맺었다.
그러나 러시아는 자국 농산물과 비료의 수출을 보장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협정을 탈퇴할 수 있다고 위협해왔다. 협정은 지난 5월 17일 3번째로 연장된 뒤 이날 2개월의 기한이 만료될 예정이었다.
러시아는 이전에도 우크라이나의 공격이나 협정 이행 여부 등을 문제 삼아 여러 차례 협정을 중단시킨 적이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의 흑해함대를 공격했다면서 협정 참여를 중단했다 복귀했고, 지난 4월과 5월에도 러시아가 선박 검사를 거부하면서 협정 이행이 수일간 중단된 적이 있다.

러시아는 17일(현지시간) 크림반도와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가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 영상에서 끊어진 경간이 확인된다. 2023.7.17[로이터=사진제공]
아울러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이날 벌어진 크림대교 공격 사건에 대해 보고받은 뒤 교량 복구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영국이 이번 공격에 가담했다는 자국 외무부 발표에 대해선 "우리는 누가 이번 공격의 배후에 있는지 알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와 서방의 협력이 얼마나 깊은지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가장 심각한 상황에서도 대화 채널은 필요하다"면서 이번 사건으로 인해 미국 및 영국과 외교 관계를 단절할 가능성은 부인했다.
그는 또 "이번 사건에 대한 궁극적 대응은 '특별군사작전'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은 이날 오전 크림대교에서 긴급 상황이 발생해 2명이 숨지고 어린이 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후 공개된 영상에서는 크림대교 차량용 교량 경간 일부가 무너진 상황이 확인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의 핵심 보급로 역할을 해온 크림대교에서는 지난해 10월에도 대규모 폭발이 발생해 한때 통행이 중단됐다가 올해 2월에야 차량용 교량이 복구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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